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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의 ‘모노노케 히메’(1997)는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이전에 발표됐던 그의 작품들의 총집합체라고 할 만하다.
자연친화 및 남녀차별에 대한 비판 등 전작들이 전했던 여러 메시지가 담겨진 이 영화는
16년의 구상기간에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쳤고, 작화 14만4천장, 제작비 2백40억원 등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신기록을 수립했다.
16세기 무로마치(室町) 막부시대.
수백년 전 야마토 조정과의 싸움에서 패한 뒤 북쪽 변방에 숨어사는 에미시 일족에게 재앙신이 나타난다.
에미시족 후계자인 ‘아시타카’는 재앙신을 물리치지만 오른팔에 저주의 멍이 든다.
저주를 풀기 위해 그는 서쪽의 시시숲을 향해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시시숲에선 숲을 확장하려는 제철마을의 여성군주 ‘에보시’와 숲의 신들 간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타카는 들개신 ‘모로’의 습격을 받은 제철마을 주민을 구하다가 모로가 키운 인간소녀 ‘산’(모노노케 히메)과 마주친다.
제철마을에 머물게 된 아시타카는 재앙신이 자연을 지키려다가 에보시의 총에 맞은 멧돼지신인 것을 알게 되고...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된 사실을 깨달은 아시타카가 마을을 떠나려는 순간
에보시의 목숨을 노린 산이 제철마을을 습격한다.
차지하려는 ‘인간’과 지키려는 ‘자연’의 혈투는 점점 처절해진다.
미야자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온 문명비판 메시지를 강조한다.
죽어가는 재앙신이 “역겨운 인간들이여, 내 괴로움, 증오를 아느냐”고 한 것이나,
아시타카가 만난 지코가 “세상이 재앙 그 자체”라고 한 발언에는 자연파괴에 대한 비판이 깔려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자연의 편에 서지 않는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산의 논리 외에도 숲을 개발해 삶의 터전을 가꾸려는 에보시의 입장을 그리는 데도 상당부분 할애한다.
미야자키는 묻는다. ‘자연이 먼저인가, 인간 발전이 먼저인가’라고.
그리고 ‘공존과 상생의 지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인간이 자신의 생존방식을 조금씩 양보하면 자연은 더 큰 것을 되돌려준다"는 아시타카의 말에는 연출의도가 실려있다. 산과 에보시가 각각 제 갈길을 고수하지만 ‘아시타카’가 어느 한쪽에 서지 않는 까닭이다.
산과 에보시 등 강인한 캐릭터는 여성 히로인을 선호하는 감독의 특성이 반영된 부분이다.
제철마을을 여성우위의 사회로 설정해 성차별을 우회적으로 꼬집었으며,
문둥병 환자를 보살피는 에보시를 통해 병으로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여전한 관심을 표시했다.
아름답게 펼쳐진 숲의 풍광과 앙증맞은 정령(고타마)들은 미야자키 특유의 동화적인 세계를 드러낸다.
미야자키가 직접 쓰고, 카운터테너 요시카즈 메라가 부르는 엔딩타이틀은 청아하다.
[ 펌글/ 출처 ??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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