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7-07-05 2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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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도 맛있는 음식이 없다면 여행의 즐거움은 반감된다. 여름 휴가를 떠나면 며칠 동안 매 끼니를 해먹기는 힘들고 현지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밖에 없는 만큼 미리 여행지의 음식을 알아보고 떠나자.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여름 휴가지에서 꼭 먹어봐야 할 대표적인 음식들을 모았다.
#경기·강원권 서울에서 가깝고 보문사·마니산·전등사 등 관광지가 많아 짧은 휴가여행지로 선호되는 강화도. 서해안의 명물인 꽃게나 대하는 제철이 아닌 만큼 5∼7월이 제철인 밴댕이회를 꼭 맛보고 오자. 산란을 앞둔 여름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밴댕이는 싱싱한 회로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외포항 인근 삼호횟집(032-932-4884)에서는 탁 트인 바다를 보며 회를 즐길 수 있다. 갯벌체험도 하고 하루에 두 번 열리는 물길도 볼 수 있어 가족단위 휴가지로 인기 높은 제부도에서는 조개구이가 제맛이다. 갯벌에서 잡은 키조개, 바지락, 대합, 맛조개 등 각종 조개를 숯불에 올려 구워 먹는 조개구이는 온 가족이 좋아하는 메뉴. 석구네횟집(031-357-2485)에는 조개구이는 물론 바지락 칼국수, 해물탕 등 해물요리가 다양하다. 강원도에도 대도시에서 맛보기 힘든 별미가 여럿이다. 시원한 계곡과 강이 많아 여름 휴가지로 찾는 사람이 많은 정선에서는 명물 곤드레나물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맛이 너무 좋아 취할 정도여서 ‘곤드레’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 나물은 취나물과 비슷한 모양으로, 매끄러우면서 야들야들한 질감이 특징이다. 정선 봉양리의 동박골식당(033-563-2211)은 가마솥에 찹쌀과 멥쌀, 곤드레나물을 넣어 지은 가마솥 곤드레밥으로 유명하다. 도시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순두부와 막국수도 제 고장인 강릉에서는 그 맛이 확실히 다르다. 주문진 삼교리 삼교리원조 동치미 막국수(033-661-5396)에서는 메밀국수를 얼음 동동 뜬 동치미국물에 말아낸 원조 막국수를 내놓는다. 순두부의 원조격인 초당동 초당할머니 순두부(033-652-2058)에서는 청정한 바닷물을 정수해 만들기 때문에 두부맛이 다른 지역과는 확연히 다르다. 부산 해운대와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피서객이 모이는 속초에서는 동해에서 갓 잡은 오징어로 만든 오징어순대를 꼭 맛보고 오자. 씹는 맛이 있는 오징어회도 좋지만 오징어를 찹쌀과 함께 부드럽게 익혀낸 오징어순대는 어린이나 노인도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다. ‘가을동화’의 무대였던 청호동에 위치한 단천식당(033-632-7828)에서는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 가자미 식해 등 속초 별미를 모두 맛볼 수 있다. # 충청·전라권 눈물겨운 박달재의 사연과 함께 충북 제천에서 유명한 것은 도토리묵. 특히 이 지역의 명물은 도토리묵을 찬 육수에 말아 낸 묵밥. 닭육수에 밥을 넣고 썰어놓은 묵, 달걀지단, 채소 등을 올린 묵밥은 더운 여름 목을 타고 술술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다. 박달재 고개에 위치한 박달재 서원휴게소(043-652-3222)에서는 탱탱하고 신선한 묵으로 만든 묵밥을 맛볼 수 있다. 충주호 주변 식당에서도 묵밥은 빠지지 않는 메뉴다. 서해안에서 피서 인파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충남 태안에서는 낙지와 박의 속을 이용해 만든 박속낙지탕이 별미다. 맑은 탕이지만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해변가에 박속낙지탕 전문점이 많은데, 이원면사무소 앞 이원식당(041-672-8024)에 가장 사람이 붐빈다. 계곡이 아름다워 피서객이 붐비는 전북 무주에는 향토음식인 어죽 음식점이 즐비하다. 맑은 강물에서 민물고기를 잡아 국물을 내고 된장과 고추장, 수제비와 쌀을 넣어 푹 끓여낸 어죽은 부드러우면서도 구수한 맛이다. 내도리 큰손식당(063-322-3605)은 걸쭉한 어죽과 함께 민물에서 잡은 빙어를 바삭하게 튀겨 내놓는다. 남도의 섬이나 해안을 휴가지로 택했다면 그 출발지는 대개 목포가 된다. 목포에서는 본고장의 홍어회를 꼭 맛봐야 한다. 용당동의 금메달식당(061-272-2697)은 이미 언론에 몇 차례 소개된 유명 홍어전문점이다. 잘 삭힌 홍어의 톡 쏘는 맛은 서울에서 맛보는 홍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 경상·제주권 깨끗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몰려드는 경북 영덕은 물회로 유명하다. 생선을 회쳐서 얼음물을 붓고 채소와 양념을 얹어 먹는 물회는 생선의 신선도가 생명이라 바닷가에서만 맛볼 수 있다. 영덕 삼사리 덕성회식당(054-733-9934)은 자연산 생선을 이용한 각종 물회와 함께 물회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전복물회를 내놓는다. 인근 포항의 죽도시장에서도 입 안에 착착 감기는 물회를 맛볼 수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유명 해수욕장들이 몰려 있는 부산은 여름철에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휴가지. 부산사람들이 좋아하는 곰장어는 휴가철 바닷가에서 소주 한 잔과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안주. 송정해수욕장 인근 기장곰장어(051-721-2934)에서는 짚불 위에 석쇠를 얹고 곰장어를 구워 준다. 짚불로 곰장어를 구우면 껍질은 까맣게 타지만, 껍질 속의 노릇한 속살은 입에서 살살 녹는다. 경남 하동 등 섬진강 유역을 휴가지로 택했다면 섬진강 재첩으로 끓인 재첩국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재첩은 조개지만 비린맛이 전혀 없고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동 광평리 여여식당(055-884-0080)은 소금과 부추만 넣은 재첩국이 일품이다. 초장을 뿌려 야채와 함께 먹는 재첩회도 별미다. 경남 통영과 충무를 찾았다면 60여년 전 이곳의 한 할머니가 김밥이 쉬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충무김밥을 먹어볼 만하다. 맨밥을 김으로 말아낸 김밥에 주꾸미 무침과 무김치를 곁들인 충무김밥의 상큼한 맛은 더운 여름 입맛을 돋운다. 통영 중앙동 뚱보할매 김밥집(055-645-2619)이 효시다. 신혼여행지와 여름휴가지로 최고 인기인 제주도에는 해물뚝배기와 갈치·고등어 등 먹을거리가 많지만 꼭 맛봐야 할 것은 역시 전복회다. 신선한 전복을 회로 먹으면 바다의 향기가 입 안 가득히 퍼진다. 제주시 연북로 근처 어우눌(062-743-3233)에서는 전복회 외에도 전복구이와 전복죽, 전복내장요리 등 다양한 전복요리를 내놓는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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