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10일 토요일

[펌] 생존을 위해 성격이 바뀐다

새벽 6시가 다가오고 있다. 아마 이 글을 다 끝냈을 때는 6시를 넘었을 것이다. 뭐 상관있나.

 

 

왜 회사를 다니며 돈을 벌려는 걸까. 오늘 동생과 메신저로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왜 그렇지? 이제 스물여섯이 되는 이 녀석은 열심히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줬지만 스스로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나 보다. 여전히 왜?라는 질문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질문을 바꿔봤다,

 

"회사는 개인의 성격을 변화시키니?"

 

나는 그렇다고 확신한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버는 행위가 생존을 위해서든 자신의 비전을 위해서든 혹은 취미 생활이든 간에 그 회사에 다니려면 개인은 반드시 성격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 변화의 댓가로 얻는 것은 '안정'이다. 특별한 경우를 생각하지 말자. 사람들은 내가 이런 류의 질문을 하면 늘 "나는 그렇지 않아요"라든가 "누구누구는 그렇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기 싫다. 자신과 그 누구누구를 제외한 나머지가 생계를 위해 회사에 다니고 있고 '안정'을 위해 자신을 변화시켰다면 그것이 현실이다. 나는 예외적인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논하려는 게 아니다. 어떤 문제를 쉽게 인지하고 쉽게 풀려면 자신의 관점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회사는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동의하는가? "어떻게"라는 질문이 아니라 회사라는 것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사실"이냐 "거짓"이냐를 묻고 있는 것이다. 다시 물어보자, 회사는 당신을 변화시켰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곧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다.

 

모든 회사는 사람을 변화하게 만든다. 그것을 깨달은 개인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다. 좀 똑똑한 사람은 그 순간을 매우 빠르게 인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건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거야'라고 일반화시킨다. 그런 사람들조차 변화한다. 회사 - 모든 조직 - 는 그러한 변화를 강제하는 능력이 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민감하게 느끼고 어떤 사람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인다. 그것이 너와 나의 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그러한 변화에 적응한다. 적응했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이 출근해서 회사 컴퓨터를 켜고 바로 코 앞의 모니터를 통해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패배자다!

 

 

질문을 다시 해 보자. 왜 "회사를 다니는가?" 일단 이 질문에 대해 "생계를 위해서"라는 가장 많은 대답을 할 것이다. 다른 어떤 이는 "미래를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뒤에는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필요한 돈이라는 조건이 있다. 즉, 자신의 미래와 가치를 위해서 회사를 다닌다고 이야기하더라도 그 뒤에는 늘 "생계"라는 조건이 있다. 왜냐면 회사를 다닌다는 행위는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생계를 위한 생산물을 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인정할 수 없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도 애송이다.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어도 죽을 때까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이라면 당당히 "생계를 위해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해도 좋다. 정말 좋겠구나, 한국민 중 2%에 해당하는 사람이니까. 나는 98%라서 당신을 인정할 수 없다.

 

회사에 다니는 것은 일단은 생계다. 생계는 생존과 같은 말이다. 돈을 벌지 못하면 먹고 자고 입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회사에서 '안정'을 얻는 것은 생존의 '안정'을 얻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이제 이해를 해야 한다. 왜 사람들이 조직의 문제점을 대놓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말도 안되는 지시를 받아들이고, 개념없는 상사에게 복종하며, 4가지 밥 말아 먹은 후배에게 술을 사주는 지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성격이 변함을 이해해야 한다.

 

"왜 회사를 다니는가?"라는 질문은 다시 이런 명제로 변화한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성격은 바뀌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바뀌는 이유에 대한 답이다.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이 아니라 신문을 읽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최신 패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뱃살이 튀어나오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원치 않는 변화를 수용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생각한다,

 

'내가 왜 이렇게 된 거지?'

 

불행하게도 그런 변화는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 출처 : The Doors - People are stran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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