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8일 목요일

[펌]납득시키지 못할 것이면 혼란을 시켜라 _by kiru

예전에 한창 머피의 법칙이 유행했을때, 머피의 법칙을 책으로 모아서 출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문구중에 한문장이 이겁니다.

'납득시키지 못하면 혼란을 시켜라.'

어떤 논지를 가지고 할때는 어떨때는 꽤 장기적으로 혼란을 시키고 판단을 흐리게 하도록 유도를 하고, 그다음에 자기 주장을 조금씩밀어넣는 방법은 이제 고전에 가깝습니다.

혼란이란 무엇인가..하면 순간적이라도 제대로 된, 정상적인 사고를 멈추게 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노련한 협상 전문가들은 이 틈을 타고 반격을 하는 것이죠.

1:1 대화에서 이 혼란의 스킬은 가지각색입니다. 여자분들 중에는 뭣하면 아예 울어버려서 사람 난감하게 하면서 그걸 자기 무기로 쓰는 사람도 있죠.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여자들중에 상위권이더군요) 아니면 살살거리면서 상대방의 기분을 이완시킨다거나, 급작스러운 감정변화를 하게 한뒤에 바로 그 틈을 타고 조용히 반격을 하죠.

어제 한바탕 인터넷 곳곳에서는 음모론 소설이 책 10권분량은 될 정도로 쏟아져 나왔지 않나 싶습니다. 이중에 대부분은 '혼란'의 스킬에 당했다고 보는편이 맞을겁니다. 대충 하루 지나니까 여러 반격글들이 올라오면서 수습되는 분위기였습니다만..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죠.

1.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서 현 정부와 여당, 그리고 검찰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안겨지게 된다. 

2. 사실상 이들이 반격할 카드는 전무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이라는 나라는 죽음에 대해서 가장 관대해지는 국가중에 하나이다.

3. 섣불리 반격했다가는 현재 국민 정서상 몇배의 부담이 역공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은 누가봐도 뻔한 상황이다.

4. 반격의 기회를 찾던 도중 경호원의 진술에서 공백이 있음을 파악, 인지한다.

5. 팩트를 조금씩 흘린다. (1. 경호원의 진술에 문제가 있었다? 2. 뭐가 하나 잘못된 조각이보이네. 3. 어라 이거도 좀 이상하네? 4. 기타등등 반복에 반복.. 5. 슬슬 추측성 기사도 한두개씩 보인다.)

6. 전체적으로 큰 그림으로 보면 무언가 감춰져 있을 것 같은 냄새를 풍기게 만들게 한다. 이를 확증하는 증거중에 하나가.. 이 허점에 관한 보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은 우리가 말하는 기득권 언론이었다. 

7. 이것은 오래끌 사안은 아니고 순간적인 혼란을 주기위한 장치였음을 인지를 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타살설이 입증되려면 타살을 공모한자 = 가장 이득을 본 계층이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당+친노계열이 가장 빛을보고 있다..라는 가정이 성립한다. 유시민씨가 울면서 사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암살했다..정도 나오면 시나리오 라이터로써 꽤 괜찮은 기질이 보인다고 생각하겠습니다.

8. 이시점에서 슬쩍 검찰총장 사퇴이야기가 흘러나오고, 빠른시일내에 사퇴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게 한다.

9. 그리고 혼란이 끝나갈 시점에서 어느순간에 미디어의 포커스는 거짓증언을 하게 된 경호원에게 초점이 쏠린다. 마치 직무유기로 전임 대통령을 지켜내지 못한 무능력한 사람때문에 아까운 사람이 희생된 것 같이 포장이 되어버린다.

10. 사실 근본적으로 고인이 자살을 결심하게 된 원인은 검찰이 펴 놓은 딜레마의 덫에 걸려들어서.. 이 딜레마를 깨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선택한 답안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멋지게 덫을 깨부수었으나.. 너무나도 큰 희생이 뒤따르게 되었습니다.
(이 딜레마에 관한글은 어디 뒤져보면 나올건데 지금은 못찾겠군요. 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1. 도덕적으로는 책임을 피할 수 있으나 사법처리는 불가피한 상황. 2. 사법적 처리는 면할 수 있으나 도덕적 멍에가 지우게 되는 상황으로 몰아가기.)

11. 그 글에도 나와 있지만 사실 이런 함정수사는 그들이 말하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와는 엄청나게 동떨어진.. 좀 심하게 말하면 전쟁중일때 적의 참모를 떨구기 위한 수단으로써 쓰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점이 현재 정권의 비열함이나 천박함을 드러내는 면이 아닐까 합니다.

12. 오늘까지의 상황을 보면 어느정도 혼란의 스킬 시전은 절반의 성공인것 같고, 이상황에서 북핵문제까지 터져 주면서 실질적으로 시선분산을 시키려는 의도는 여러군데서 감지가 됩니다. 그중에 한나라당의 안상수 의원의 발언은 실책에 가깝죠. 

13. 진실에 대한 탐구는 실질적으로 집에서 인터넷 뒤져가면서 여러 팩트들을 조합해서만은 결코 얻을 수 없다..가 제 지론입니다. 정말 자기 눈으로 확인을 하고, 발로뛰면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몸으로 느끼는 상황에서의 과정은 퍼즐조각을 맞추는데 키 코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자판만 두드리면 우주도 정복이 가능합니다.

14. 그래도 못믿겠다면 지난뉴스보기나 뭐 그런걸로.. 경호원이나 죽음에 관한 과정에 대해서 어떤신문이 얼마나 자극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가를 찾아보시면 의도는 뻔하게 보입니다. 그 신문들은 자기들 이익이랑 반대된다면 아주 과감하게 기사 자체를 안내보냈던 동네니까.. 알기쉽죠.

15. 여기서부터는 제 추측인데.. 그네들이 장기적으로 노리는 것은 현재 석연찮아 보이는 빠진 퍼즐조각에 대한 추측을 주기적이나 비 주기적으로 흘리면서.. 현재의 관심사를 점점 미시적으로 옮겨가게 하고, 그리고 본질을 흐리게 하기 위한 작업을 이미 착수했다고 보여집니다. 아마 검찰관련 이야기도 그네들은 최대한 자제하거나 일정 논지를 가지고 보도를 하게 될 것입니다. 

16. 약간 딴소리인데.. '자칭' 보수세력의 멘토라 할 수 있는 존재는 박정희 전 대통령입니다. 29만원이나 물취급 받았던 사람이나 03씨는 워낙 화려해서 감추고 싶어하는 인물에 가깝죠.

이인제씨는 한때 박정희 코스프레 했다가 한번 망했고.. 박근혜씨는 뭐 그대로 존재 자체가 아이콘이며.. 현 대통령도 기회가 있으면 박정희 코스프레를 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여러 사진에 나와있습니다. 문제는 그중에 절대다수가 인터넷에서 희화화 되고 있다는게 문제지만요. 

사실 박정희 = 경제를 살린 대통령 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인데 대한민국의 기초 치수사업을 공고히 한점은 분명 평가 받아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출입 통계만 보면 03시절의 적자폭이랑 비슷합니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흑자로 돌아선 것은 김대중정부의 문민정부부터였고, 노무현대통령 시절에는 대한민국역사상 가장 큰 폭의 흑자였습니다. 

그런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박정희라는 인물에게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유중에 하나가 임기중 서거라는 사태로 인해서, 보수세력(이라 지칭하는) 사람들의 멘토가 됩니다. 현재로써 3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건재하죠. 그리고 잘먹힙니다. 아직까지.

17. 그런데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죽음으로 '진보진영'의 아이콘이 생깁니다. (진보라 쓰지만 전체적으로 노무현이라는 사람과 그분이 재직했던 정부성향을 들여다 보면 중도우파에 가깝습니다. 좌파라고 할 껀덕지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게 아이러니 한 사실.
민주당정도면 외국가면 잘봐야 중도우파입니다.) 이것은 (자칭)보수진영에서 절때 나오지 않았어야 하는 카드가 되겠습니다.
이건 제가볼때 최소 50년은 너끈한 필살기거든요. 일시적이긴 하지만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대폭락하고, 현대통령의 지지율이 또 곤두박질 쳐버리게됩니다. 

18. 이것이 단순한 자살로 인지되는게 아니라.. 앞서 말한 정치적 보복에 의한 딜레마의 덫을 깨기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시행한 상황이 되면서, 박정희의 암살보다 더 강력한 카드인 '순교'의 형태가 됩니다. 의학적으로는 자살일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는 순교자가 되는 상황이고, 그런 상황에서 그가 하려 했던 이상이나 의도가 다시한번 강하게 인지가 됩니다.

19. 처음으로 돌아와서.. 이 가장 강력한 상태로의 형상화는 시일이 지날수록 강하게 각인 될 것은 이미 여러 역사적 사실에서도 증명이 된 상태라서 이것과 반대되는 이익을 가진 쪽에서는 초반부터 다시 멍에를 씌울 필요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중에 하나 걸려들었던 것이 그 잃어버린 조각놀이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20.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써먹는 인간의 심리학적 특성으로 착각을 들 수 있는데.. 아주 간단합니다. 초반에 어떤 팩트를 흘려줌으로써 그 조각을 맞추면 무언가 어떤 의도한 상황으로 유추가 가능하게 떡밥을 던지고, 이것을 일정시간 이상 물게되면 당사자는 이것을 진실로 믿어버립니다. 이과정에서 중요한것은 자신이나 믿을만한 사람의 일정이상의 참여를 시키게 만듭니다. 그러면 확실한 자기논리로 무장이 되게 되고, 그것은 본인에게 진실이 됩니다.

21. 이미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순간부터 기존의 팩트가 연장이 되어서 실질적인 진실이 되어도 그 사실을 믿지 않게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서로 반대되는 주장들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보통의 인간은 자기논리를 강화하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동굴속으로 들어가버리게 된다는 것이죠.

22. 이것이 그네들이 의도하는 약간의 틈입니다. 이 틈이 어느정도 굳어지면.. 그다음은 쉽습니다. 일요신문이나 월간 시사잡지 같은데서 일정 주기동안 그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 떡밥을 던지면서 은연중에 흠집내기를 하게 됩니다. '진실'을 말한다는 취지를 하면서 사실은 아주 빙빙 돌려서 속칭 '까기'를 시전하는 것이죠. 이것또한 우리는 한 2~30년 동안 질리게 봐온 패턴입니다.

23. 결론은 간단합니다. 큰 틀에서 사건의 인과관계만 파악되면 잔가지들은 어떻게 보면 배열의 문제 밖에 되지 않는 다는점입니다. 현재 팩트가 1-4-2-3의 상황으로 놓여져서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을 1-2-3-4로 놓아주면 그 혼란은 사라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적인 의문을 품게하면서.. 시선을 큰 그림으로 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것이겠죠.

24. 흔히 말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수준높은 정치소양'을 가지려면 이런 말초적인 떡밥에 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 20여년동안 하도 던져서 상해버리기 까지 한 북한남침 소스는 너무 남발하는 바람에 (그리고 예전에 총풍사태로 인한 역풍도 한몫해서) 쉬어버려서 어떨때는 좀 너무 둔감하지 않게 되었나..싶을 정도의 자극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이런 각자 개개인의 사고를 요하게 만들면서 혼란에 빠뜨리게 되는 '유도형 떡밥'에는 아직 취약한 점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떡밥이 강력한 이유는 이중에는 실제로 진실로 되는 경우도 적잖게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얻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요.

25. 인터넷의 토론이나 집단지성이 흘러가는 과정은 꽤나 와일드합니다. 한번씩 보이는 수준높은 글들부터.. 3류선동글에 가까운 문자들이나.. 감정에 격해져서 논지마저 흐려지는 글들로 인해서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보면 시쳇말로 '개판 5분전'입니다.
실제로도 이 타살설 음모론이 나온 날 오후부터는 '떡밥에 걸리지 마셈 우걱우걱.'이라는 글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공통 방향이 일치하는 상황이면 이런 약간의 접촉사고성 트러블은 방향을 재조정하게 됩니다. 

단지 이제는 필요한 단계가 너무 감정적 대립과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 = 적 = 제압해야 할 대상 이라는 단순논리로 상대하면서 감정적 언사나 필요이상의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은 조금은 성숙해질 단계가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든 싸움의 기술이 그러하지만, 힘이 같은 상황에서는 먼저 흥분하고 이성을 잃는쪽이 당장은 강해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불리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이 떡밥도 심히 흥분한 상태에서 덥석 던져준 상황이고 시간적으로 약 하룻동안 아주 신나게 걸려든 케이스라고 생각을 합니다.

26. 그렇다고 현재 나온 모든 의문들에 대한 물음에의 부정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빨때 사건'과 조치 과정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경호원의 '어리버리함'을 문제삼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의문들은 큰틀에서 사건 범주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범위가 됩니다. 망말로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하면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죽음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 존재는 민주당이나 친노계열, 외부로 눈을 돌리면 북한 정도나 이익을 볼 집단입니다. 그런데 그정도로 막장 드라마는 아니니까요.

마치며

짧게 쓰려 한글인데 쓰다보니까 좀 길어졌군요. 뭐 사실 기분 꿀꿀한 상황에서 별로 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던게 현재의 심정인데.. 그냥 쓰다보니 좀 수다가 길어졌다고 생각하시면 속편하시리라 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아마 굳이 정치적인 셋법이 아니더라도, 이 혼란에 대해서는 일상의 여러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설득의 스킬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순간적인 혼란에 빠지지 않으면서 자신이 추구하거나 혹은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조금은 멀리, 혹은 크게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람이라는게 아플수록 성숙해진다고.. 모두가 아파하는 이때에 조금만 더 성숙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이만 줄이겠습니다.
 
 
 
# by kiru

2009년 5월 26일 화요일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나 이미 떠났다고 대답하라.

기나긴 죽음의 시절,

꿈도 없이 누웠다가

이 새벽안개 속에

떠났다고 대답하라.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나 이미 떠났다고 대답하라.

흙먼지 재를 쓰고

머리 풀고 땅을 쳐

나 이미 큰 강 건너

떠났다고 대답하라


- 양성우 -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 전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 전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같다.  <---이 부분부터 언론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 받아 정말 괴로웠다.

 

지금 나를 마치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것처럼 비쳐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후 농촌 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 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멋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2009년 5월 25일 월요일

[펌]노무현 대통령 서거 - 지옥문이 열렸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 지옥문이 열렸다.

2009/05/24 03:15

아래 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애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대단히 가슴아파하는데, 어쨌건 그거하고 별개로 생각해야하니까.

지옥문이 열렸다. 진짜로.

1.노무현의 행동은 特功(즉 가미가제 공격)이라는 표현으로 설명이 된다.

자신의 죽음으로서 모든 걸 덮어버리고 여러가지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마지막으로 몰릴데로 몰린 자가 할 수 있는 결단이지만 타이밍 정치적 효과 방법 모두 어느 정도 수단과 목적 사이에 정합성이 있으며 효과가 뛰어나다.계산이 그렇게 정교하게 되진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치에 관해 동물적인 본능이 발현된 결과랄까.

2.언론에서 자살 동기로 자신의 신념이 부정당한 걸 드는데, 사실 노무현의 대통령 통치기간을 보면 신념이 외부 세계와 충돌했을 때 그렇게 무너지는 타입이라고 보긴 힘들다.차라리 노무현의 주변 사람들, 특히 자녀들을 치고 들어오는 조중동과 검찰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가장의 분노와 절망이 동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명박과 조중동이 대단히 잔인한 족속들이라는 게 증명이 되는건데, 조중동은 몰라도 이명박이 노무현의 자녀를 욕보이는 방식은 극도로 잔인하고 찌질했다.수사를 비공개로 해서 원턴에 공개하는게 아니라 계속 정보를 흘려 자녀들을 완전히 폐족으로 만들려고 했으니.

문제는 이 잔인성이 무력한 이들은 완전히 짖밟아도 된다는 사고에서 나온다는 것.누구나 한 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 한 방이 아무리 미약해 보여도 다른 요소와 화학반응을 잘 일으키면 무시무시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지난해 광우병, 올해 초 용산, 그리고 이번 노무현 건이 그 결과물인데, 약자의 감정과 입장을 생각치 않는(그들의 대중관은 한마디로 우매해서 조작가능한 병신들이라는 것이다.집권 초기 대 언론 교육 자료를 참조) 이명박의 행동이 대기업 사장이라면 잘 통할지는 몰라도 힘의 강약관계가 단순하지 않은 정치영역에선 파국적인 효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2-1.

뭐랄까 타자와 관계를 맺는 그의 방식은 관리나 조율과는 거리가 먼 위계질서 약육강식에 치우쳐 있는 거 같은데, 이명박의 잔인성, 혹은 약자를 언제든지 무시해도 된다고 보는 그의 특성은 지금까지 이전 참모들이 무수히 이명박을 배신했던 역사, 그리고 생사고록을 같이한 참모가 한명도 없다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문제는 이게 앞으로 3년반 내내 수직으로 미끄러질 이명박으로서 대단한 폭탄들이 될 거라는 것.재임 이후에도 폭탄은 터져나올 것이다.전 대통령을 이렇게 대우한 탓에 대중의 동정심은 없을 것이고 결국 이명박이 장차 어디까지 추락할 지 짐작이 힘들 지경이다.

2-2.

이명박의 노무현 때리기는 정무적 차원에서 도를 넘었었다.친노세력에 대한추격섬멸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던 노무현 수사는 거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보수언론 일각에서 그냥 불구속시키고 슬슬 덮자고 이야기가 나왔으니까.게다가 역효과도 상당했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전과14범의 퇴임 후를 생각한다면 이쯤에서 그만두었어야한다.

게다가 친노계열이 민주당에서 굉장한 문제거리라는 점을 생각할 때도 그렇다.노무현과 결별을 해야하는 민주당에게 있어 친노계열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존재였다.내치자니 세력이 크고 포용하자니 노무현 이미지에서 못벗어나니까.결국 지지난해와 지난해처럼 그 사이에서 자멸할 가능성이 컸는데, 계속 밀어붙였다.

하지만 자녀를 완전히 병신을 만드는 걸 그만 두지 않고 찌질거렸던 것은 노무현에 대한 이명박의 컴플렉스의 발로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이명박의 폭정이 시골에 소탈하게 살아가는 노무현의 이미지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면서, 또 좌파의 실정을 욕햇지만 그보다 훨씬 못한 성적표가 나왔으니, 건수가 치면 잡힐 인간적인 이유는 충분하다.

3.

이명박의 가장 큰 문제는 이제 살인자라는 칭호를 달고 다녀야한다는 것.어제까지만 해도 그는 포악하고 무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이제 그는 사람을 죽인 개새끼다.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도 받지 못한 채 3년 반 동안 통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점점 고립무원이 될 수 밖에 없다.그리고 이건 지난해부터 보이는 가장 오른쪽에 있는 무리들, 강부자, 조중동을 더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그리고 그들의 주문에 맞는 정책을 집행하는 데 무리함을 경찰력으로 커버할 수 밖에 없다.악순환은 더 심해질 것이다.

나아가, 진정한 문제는 그가 공화주의의 적대자 혹은 살인자라는 딱지를 결코 뗄 수 없을 거라는 점이다.한국인들에게 있어 공화주의에 대한 지지는 대단히 강고하며, 도저히 빼앗길수 없는 것으로 여긴다.87년 체제의 유산이랄까.지난 2002년 탄핵사태는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민주주의 선거로 뽑아서 5년간 통치한 대통령을 일종의 간접적인 사법살인으로 죽여버린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해야할까.1인 1표의 환상을 대변하는 대통령과 권력에 눈이 먼 독재자와 그 하수인의 대비는 너무나 명확하다.

이명박은 많은 이들에게 공화국의 적대자로 인식되어 왔다.지난해 촛불 시위가 이명박에게 남긴 가장 큰 상천데, 이게 노무현의 죽음이라는 실체로 드러난게 작금의 상황이다.또한 추모식을 강제로 막는 데서 보여지는 그의 포악함은 ‘공화국의 적‘이란 주장을 더욱 설득력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4.

이 ‘공화국을 지켜야한다’는 슬로건이 마침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눈 점에서 대중 집회는 임계점에 거의 다달았다.지옥문이 열렸다 말을 앞에 꺼낸 가장 큰 이유다.이명박 정부의 대중 불만은 넓고도 깊다.어떤 사건으로 분출구를 찾아서 어떤 형태를 띄느냐가 문젠데, 이명박 정부가 대중집회에 대해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 분출구가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불안 때문이다.6월 촛불 재연설이 올초봄 무렵까지 광범위하게 이명박 정권 내에서 제기됐던 까닭이고.

그런데, 이 불만이 최강의 상징을 얻었다.공화국의 민주주의가 이명박의 독재 사법권력에 죽임을 당했다는 것.노무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향후 ‘MB독재타도’ 슬로건은 점점 힘을 얻을 것이고 그만큼 그러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사회경제적 요인에서 분열된 다양한 계층의 한국인들이 유일하게 같이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몇안되는 슬로건이 대중의 자연스런 인준을 받고 있는 게 현재 며칠간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이명박 입장에서 최우선적인 관심은 대중 집회를 막고, 현재일을 어물쩡 넘기면서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일’이지만, 경찰력을 푼다 해도 악순환은 계속 될 것이고 대중동원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집권 1년5개월 시점에서 이게 시작된 폭풍에 맞서 앞으로 이명박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없다.

5.

노무현은 앞으로 신화가 될 것이다.공화국의 상징으로서.순수한 민주주의 공화국 내지는 정부가 권력을 절제했던 올바른 방향 등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노무현 5년관과 연관될 것이다.페론과는 다른 방향이지만, 역시 강력한 상징이다.

향후 몇 년 후에 이 상징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친노의원들은 자신들이 적임자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재 친노그룹의 상태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무엇보다 노무현 팬덤은 현재가 아닌 몇 년 후에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데 현재 친노가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노무현의 실정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다.이 적대감이 세월의 흐름에 중화돼 상대적으로 안정된 이후에 노무현 상징화가 시작 될 것으로 보인다.

6.

천신일 건이 이주 전후로 물위로 올라올텐 데, 아마 그냥 어물쩡 넘길 가능성이 크다.대중의 눈이 따갑다해도 이걸 게속 치고 들어올 언론사도 몇 없고 엄격한 정보통제 등을 통해서 유야무야 할 것이다.

물론 천신일을 희생양 삼을 수도 있다.하지만 이는 이상득도 다치는 걸 감수해야한다는 게 문제다.현재 이명박의 정권 기반은 허약하며, 특히 국회장악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최근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위기를 맞은 최후의 결집 정도로 보인다.이 상황에서 이상득이 타격을 입을 경우 가뜩이나 인기없는 이명박 정권에서 여의도는 완전히 해방구나 다름없게 될 것이다.더욱이 이게 여당내 야당 그룹의 부상과, 차기 대권 문제와 맞물리면 국회발 레임덕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의원들에게 장관이라도 앉히면서 달랠 수단을 주면 모를까, 지난 개각에서 봤듯이 의원들의 경력관리 코스는 아예 닫혔다.이들이 다음 총선을 맞아서 희망없는 이명박호를 떠날 이윤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상득을 지키기 위한 천신일 구명이 결국 이명박의 목을 죌 거라는 것이다.

7.

이명박 본인에게도 이번 일은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가장 큰 문제는 집권 말기다.이명박은 보수세력 내에서 아웃사이더에 가까우며, 장기적인 이해공동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위기의 보수가 선택한 우파 포퓰리즘 해결책인 셈이기 때문인데, 그 때문에 언제든지 버림받을 수 있다.

또한 노무현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라는 인식은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앨 것이다.노무현에게 했던 그대로 당하는 것이라는 게 대중의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유력한 차기 후보인 박근혜는 이명박에게 칼을 갈고 있다. 1년 반 동안 친박은 제대로 된 지분이 없었고, 박근혜는 국정에서 소외됐다.(정권 초에 DJ가 김종필을 총리로 임명하듯 박근혜를 총리로 임명하고 파격적인 수준으로 실권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 야당은 지금까지 당한 것에 대해 엄청나게 격양되어있다.

보수 정치권 국민 모두에게 버림받은 이명박의 측근들이 충성을 바칠지도 의문이다.많은 수가 엽관배들인 이들이 가라앉는 배에 탈출하기 위해 착용하는 구명조끼 안엔 이명박 정권의 추문과 부패가 한 가득 실려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게 모두 화학반응을 일으킬 경우(불행인지 다행인지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4년 뒤 사람들은 티비를 보며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낄 지도 모른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謹弔◀ 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하였다.

뉴스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하였다고 소식을 전했다.

엄청난 충격

충격이 밀려나가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내가 왜 우는 거지?

그가 나의 지인도 아니고, 친인척도 아니고, 만나본적도, 봉하마을을 방문한적도 없는데...

유명인사가 죽거나 내가 좋아하던 스타가 죽었을때도 울어본적 없는

내가 아직까지도 울고 있다.

왜 자살을 선택하셨는지...
살아계시지...
저 놈들도 살아서 시궁창같은 숨을 내뿜는데,
살아계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