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일 목요일

[펌] 디워 - 누가 심형래에게 돌을 던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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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복판에서 일어난 원인 모를 참사를 취재하던 이든(제이슨 베어 분)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다 어릴 적 골동품상에게 들었던 전설을 떠올린다. 그에게 500년 전 이무기의 전설과 자신의 운명이 얽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든은 자신과 같은 운명에 처해 있다는 세라(아만다 브룩스 분)를 찾아 나서게 된다. 한편, 태생부터 가진 운명을 거스르려 하는 세라는 무고한 희생자들이 늘어나자 운명의 기로에서 심한 갈등을 겪는다.

일반 관객들이 <디워>를 보러 갈 때 가장 먼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누가 봐도 흠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이야기?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SF영화? 만약 그런 것들을 기대한다면 당신은 올 여름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등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듯, <디워>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 사전 기획에서 완성까지 무려 6년여가 걸린 <디워>는 단점 보다 장점이 더 많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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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을 보고 느꼈던 재미를 조금 더 확장해서 느끼고 싶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디워>는 그 모든 것들을 보여준다. <디워>는 스케일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제껏 한국영화가 도달하지 못한 완성도를 이루었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만큼 러닝타임 내내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즐거움은 역대 한국영화를 통틀어 단연 최고다. 실사 장면에다 미니어처와 컴퓨터그래픽 등을 정교하게 합성한 기술력이 돋보인다. 착한 이무기와 나쁜 이무기가 벌이는 최후의 결전은 한국영화의 수준을 단숨에 할리우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은 예산으로 거둔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한국 SF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디워>는 우리 영화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뭐라 해도 <디워>는 한국 영화계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SF 장르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심형래 감독의 뚝심이 일궈낸 대작이다. 흔히 블록버스터 영화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드라마의 허술함도 극복했다. 또 전설의 재현을 꿈꾸는 악한 이무기 ‘부라퀴’ 무리에게 쫓기는 인물들이 겪는 스릴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도 유머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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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만 전해지는 신비하고 전설적인 동물 이무기를 소재로 삼은 <디워>는 관객들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영화다. 일부 장면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떠오르긴 하지만 감동의 진폭은 그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무기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싶었던 심형래 감독은 <용가리>에서 했던 실수를 <디워>에서 되풀이하지 않았다.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SF 영화의 소임을 다하는 <디워>는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갈등을 증폭시키고 풀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런 장르의 영화가 범하기 쉬운 실수인 복잡한 스토리 구조를 포기한 것도 돋보인다. 도식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이든과 세라의 과거도 깔끔하게 처리됐다. 관객의 호흡과 혼연일체가 된 듯한 심형래 감독의 연출은 결말 부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음악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순간, 사라와 이든의 목숨을 건 사랑 이야기가 더욱 애절하게 다가온다.

만일, <디워>를 연출한 감독이 심형래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묵묵하게 걸어간 심형래 감독의 노력이 집대성된 <디워>는 선입견을 버리고 봐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시선을 어디다 두느냐에 따라 재미의 크기가 달라지겠지만, 할리우드 SF 영화에 신물이 나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디워>는 잘난 척하지 않고 일반적인 관객의 취향에 다가가려고 노력한 오락영화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손가락질 해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한 우물만 판 심형래 감독의 다음 작품을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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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무비 / 김규한 기자 asura78@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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