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9일 화요일

MB는 'Worst 1위' 안돼?

MB는 'Worst 1위' 안돼?

도병욱 기자 | 12/09 09:18 | 조회 3748


KTH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파란이 '화제의 인물'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화제의 인물을 고르는 후보군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투표 결과 'Best'와 'Worst'에 선정된 인물 역시 교체됐다. 투표는 접속자들이 화제의 인물 후보 가운데 '좋아요'와 '싫어요'를 골라 '좋아요' 표를 많이 받은 인물을 'Best'에, '싫어요' 표를 많이 받은 인물을 'Worst'에 싣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8일 오후까지 '좋아요' 표를 가장 많이 받아 'Best'에 오른 인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 반대로 '싫어요' 표를 가장 많이 받아 'Worst'에 오른 인물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어청수 경찰청장도 후보에 올랐고, 네 사람은 모두 수천 개의 '싫어요' 표를 받는 굴욕을 당했다. 당시 이들이 받은 '좋아요' 표는 수십 개에 그쳤다.

계속되던 투표가 하나둘씩 바뀌기 시작한 것은 8일 오후 6시 경. 'Best'와 'Worst'를 가장 윗부분에 공개하던 방식에서 'Best' 1위와 2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당시 'Worst' 1위는 이 대통령.

투표 버튼도 '좋아요'에서 'Good'으로, '싫어요'에서 'Bad'로 바뀌었고, 투표 제목 역시 '화제의 인물'에서 '화제의 스타'로 수정됐다.

결국 투표 후보까지 변경됐다. 8일 저녁 7시50분경 이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인사와 노 전 대통령 등이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란은 투표 페이지 하단에 "부적절한 트래픽 발생으로 인해 화제의 인물을 화제의 스타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현 정부의 언론 통제의 한 면을 보는 것 같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파란이 눈치보고 알아서 바꾼 건지, 말할 수 없는 압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눈에 보이는 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고인이 된 탤런트 최진실과 안재환을 '좋아요'와 '싫어요'로 판단케 하는 후보에 포함시킨 것도 물의를 일으켰다. 이를 두고 최진실과 안재환의 팬들은 "고인을 두고 좋고 싫음을 가리라는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결국 두 사람도 투표 후보에서 제외됐다.

논란에 대해 파란은 "오히려 조작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서 투표를 수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파란 관계자는 "1인당 후보 20명 모두에게 중복투표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투표결과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정치 관련 인물을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파란은 정치적 입장 때문에 논란에 휩싸인 일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그 부분에 대해 신경을 써왔는데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 생겨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후보들에게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트래픽이 몰렸다"면서 "이는 정상적인 과정으로는 발생할 수 없는 트래픽이라고 판단해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 안재환과 최진실을 후보에서 제외한 것은 고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9일 오전 8시40분 현재 'Best'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Worst'는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원정단 파문 및 인터넷 도박 파문에 휩싸인 강병규가 차지하고 있다.

또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와 수영선수 박태환,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 야구선수 이승엽, 역도선수 장미란 등이 1000표 이상의 'Good'을, 우주인 이소연과 정선희, 조성민, 최민수 등이 1000표 이상의 'Bad'를 획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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