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4일 수요일

[펌]진중권 "MB가 무슨 CEO? 공사판 감독이나 했지"(

이규원

아시다시피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물리적으로는 길지 않은 시간들이지만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소위 강부자, 고소영 같이 각료인선을 둘러싼 논란에서부터 물가급등, 미국산 쇠고기 문제까지 새 정부가 그야말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100일이었습니다. 때문에 100일간의 국정 성적표가 초라하기만 한데요. 각 언론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안팎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전의 대통령들의 100일 성적표와는 큰 차이가 나는 결과입니다.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서 진보와 보수 양측으로부터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에 대한 평가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먼저 대표적인 진보논객이죠?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전화 연결해서 말씀 나눠 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진중권

네. 안녕하십니까.


이규원

네. 대표적인 진보인사로서 보수정부 출범해서 100일,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진중권

네. 국민들 일반적으로 평가하시듯이 이건 파국이고 재앙이죠. 괴담이 떠돌고 민란이 일어나는 상황인데요. 나라 몰락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취임초기에 나타나는 것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규원

네. 자, 언론사의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 10% 후반대에서 20% 초반사이에 이렇게 왔다갔다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사상 유래 없이 이렇게 과반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의 100일 성적표가 왜 이렇게 급전직하 했다고 보시는지요?

진중권

네. 그 지지율 하락은 이미 인수위 시절부터 계속 시작됐던 건데요. 그게 이제 쇠고기 문제를 만나면서 인내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거기서 이제 폭발을 해버렸는데요. 초기에는 이제 국민들의 생명권, 정부에서 이제 자신의 생명조차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중.고생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 때만 해도 쇠고기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같은 거였는데요. 요즘은 2,3,40대가 나옵니다. 그래서 제가 진보신당 컬러TV라고 그래서 생방송으로 시민들 굉장히 많이 인터뷰를 했거든요? 보니까 굉장히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앞날에 대해서. 예를 들어가지고 민영화로 인해서 물값 오를거구 전기세 오를 거구요, 또 의료보험이 이제 무력화 되지 않을까, 하는 이런 두려움들. 그리고 그 동안에 1/4분기에 벌써 사교육비가 17%나 올라버렸거든요? 거기다 물가는 뛰지요, 또 FTA가 시작되면 농가몰락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계속 될텐데, 여기에 대해서 서민들이 굉장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또 계속해서 사고를 치지 않을까 하는. 그리고 또 하나는 뭐냐하면은 이번에 18대 국회 처음으로 한나라당이 낸 게 결국 종부세 깎아주는 거 아닙니까? 강부자들 좋아하는 정책이죠. 그래서 거기에 대한 법인세 깎아주고 뭐 종부세 깎아주고, 서민층을 위한다라고 하면서 사실 서민층의 삶은 더 어렵게 하고 제일 먼저 가진 사람들의 가진 사람들을 돌봐주는 이런 모습들을 보고 이제 국민들이 굉장히 실망을 하는 모양입니다.


이규원

네. 그런데 이제 취임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 리더십을 두고 이른바 ‘CEO형 리더십’이라고 말들을 많이 했는데. 글쎄요, 지난 100일 동안에 보여준 이 ‘CEO형의 리더십’ 어떻게 평가하시겠어요?

진중권

일단은 그 말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국가와 기업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거리에서 외치는 게 노래가 있거든요? 그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는 노래인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 주식회사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초보적인 인식조차 결여되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나라를 굳이 회사에다가 비유한다면은 국민이 대주주가 되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이 대주주가 아니라 국민을 자기가 부리는 사원으로 생각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이 분이 또 CEO도 아닌게요, 그분이 활약할 때 70년대, 80년대는 오늘날 CEO 개념자체가 없었습니다. CEO라기 보다는 공사판 현장 감독에 가까웠구요. 실제로 지금 통치하는 스타일도 보면은 공무원들 만나서 닦달하고 이러는 것들이 공사판 지휘하는 분이지 무슨 CEO의 모습은 아니라고 보구요. 또 이분이 이제 CEO로서 CEO가 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이제 BBK사건 아닙니까? 그 때 망했구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사실 CEO의 능력은 없습니다. 지금 하는 일들이 굉장히 앞뒤가 안 맞구요. 했다가 또 금방 아니다라고 했다가 또 예컨대 모든 정책이라는 게 한 일주일만 지나고 보면 흐지부지 되는 것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규원

네. CEO를 뺀 그냥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 자체는 어떻게 평가하시겠어요?


진중권

엉망이죠. 지금 뭐 보시면 알겠지만은 그 리더십 자체가 현재의 상황에 맞지가 않는 리더십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혼자 생각하고 나머지는 수족이 되어서 움직이면 나라가 잘 살 것이다, 이런 생각인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에 시위에서 보고 배울 바가 있습니다. 이번 시민들이 일으키는 시위를 보게 되면 지도부도 없고 지시부도 없는데 자기 통제 하면서 굉장히 창의적이고 재미있게 시위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운동권이 지휘하고 지도하던 옛날 시위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거든요? 이게 왜 2.0시대의 국민들의 정신과 신태 상태고 경제도 대한민국 경제도 앞으로 이렇게 나가야 되는데 이게 21세기형 경제에 대한 마인드가 대통령한데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7080때의 그 마인드를 가지고 이제 국민들한테 강요를 하다보니까 국민들은 미래에 가있는데 대통령 혼자 과거로 회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황당해 하는거죠, 국민들이.


이규원

취임 때만 해도 사실 국민과의 소통을 많이 강조 했지만은 이 100일간의 국정운영을 보면은 여야, 국민, 이 모든 관계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참 많습니다. 이 소통의 부재, 그 근본원인을 뭐라고 보세요?

진중권

이분은 국민과 소통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브레인이고 국민은 수족이 되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소통이 아니라 이제 명령이 되는거죠. 그래서 이분이 생각하는 게 뭐냐하면 국민은 계몽의 대상이구요, 개조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다 변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심지어는 이제 문화부 자료에도 나오듯이 문화부 교육자료에도 세상에 국민은 이렇게, 이렇게 하면 쉽게 세뇌된다, 이런 말까지 정부의 공공문서에까지 등장하는 상황이거든요? 이게 이제 문제라는 거죠. 국민을 소통의 대상으로 보는게 아니라 일단 명령을 내릴 지시의 대상으로 보는 거구요. 그 몸을 뜯어고칠 개조의 대상으로 보는 거구요.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거구요. 심지어 세뇌의 대상으로 보는 것, 이게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규원

그런 인식이 있는 한 소통이라는 건 불가능하다, 라는 말씀이신 거죠?


진중권

네. 소통의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저분이.


이규원

네. 자, 뿐만 아니라 이제 여당인 한나라당이요, 지난 5년 동안의 참여정부를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비난을 해왔었는데 그렇다면은 이 새 정부는 이른바 프로정권의 이름에 맞는 그런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를 하십니까? 어떻습니까?

진중권

국민들은 그렇게 평가하고 있지 않죠. 지금 노무현 정권이 그래도 아마추어 실업축구팀이라고 한다면은 지금 한나라당 정권은, 이명박 정권 같으면 동네축구구요, 골목축구입니다. 이분들이 사실 프로가 아닌게 국정운영 경험을 가진 분들도 거의 없구요. 그래서 기껏 쓴 게 강만수 내각인데 이분들은 IMF주역 아닙니까? 사실 인재풀도 굉장히 제한되어 있는데 그나마도 제대로 안 쓰고 있고 그러다보니까 지금 동네축구, 골목축구만도 못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뭐 설거지 한다고 뭐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요리를 못하면 설거지라도 제대로 해야 되는데 설거지도 못하고 맨날 그릇만 깨는 게 이게 지금 현 정부의 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규원

네. 이 정부가 작은정부 추구하면서 정부 인원도 축소하고 또 뭐 열심히 일하면서 ‘노 홀리데이 근무’ 또 ‘얼리 버드 출근’ 뭐 이런 그런 말들이 많지 않습니까? 나름대로 이전 정부에 비해서 이렇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시도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시겠어요?

진중권

그게 낡은 사고방식이라는 거죠. LG라는데서는 사원들 일찍 퇴근시킨다고 그러더라구요. 6시면 퇴근시키거든요? 그래서 오래 남아서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무능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근무시간 내에 가능한 한, 근무시간 내에 모든 일을 해결하려고 하다보니까 노동의 생산성이 올라가고 또 일찍 퇴근하다 보니까 쉬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니까 재충전도 되고 또 새로운 창의력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가야 되는데 이게, 이분의 마인드가 70년대 우리나라 경제마인드입니다. 그 때는 창의력에 따라서 경제가 발전하는 게 아니라 노동력의 단순 투입에 의해서 발전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가능한 한 노동력의 투입시간을 늘리는 거구요. 또 그 내에서 인간의 신체를 빨리빨리 이렇게 돌아가게 만드는 21세기에 지금 70년대 사고방식을 강조하는게 이 정권의 경제정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규원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럼 소외 'MB노믹스' 라고 하는 것도 7,80년대 식의 경제마인드에서 나온 그런 경제정책이라고 평가를 하시는 겁니까?


진중권

그렇죠. 예를 들면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노동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2배를 일하고 있어요, 1년 동안에. 그런데 OECD국가에서 생산성이 최저거든요? 그렇다면 노동시간을 늘리는 거, 그 다음에 몸을 빨리빨리 움직이는 게 아니라 머리를 쓰고 창의성을 개발해서 생산성을 올릴 생각을 해야 되는데 저분의 마인드라는 것은 계속 노동시간 늘리는 거 아닙니까? 그 다음에 몸을 빨리 움직이라고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경제문제가 우리가 지금 선진국으로 가야 되는데 그 문턱을 못 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비전이 전혀 없고 그러다보니까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 겁니다. 프로 스펙트라기 보다도 메트로 스펙트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죠. 그래서 경제를 갖다가 지금 과거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규원

네. 자, 그리고 또 이제 논란이 되고 있는 쇠고기 문제요, 정부가 장관고시 관보 게재를 전격적으로 유보하면서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오늘 오전에 농식품부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했고 이제 미국에서 답이 올 때까지 고시를 유보하겠다고 했어요. 이런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고 또 쇠고기 정국의 해법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좀 말씀해 주시죠.


진중권

네. 정부가 처음에는 무시했습니다. 뭐 시간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인내력 싸움을 하겠다는 거죠. 지구력 싸움을 하겠다고 하다가 상황이 이제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스처를 쓰는데요. 아직까지는 제스처에 불과해 보입니다. 문제를 제대로 하려면 정확하게 재협상을 요구해야 되구요. 또 재협상해서 관철을 시켜내야 됩니다. 그리고 일단 국민들한테 이태까지 자신들이 보여준 행태에 대해서 무조건 사과를 해야 됩니다. 그 다음에 또 재발방지를 해야 되거든요? 이 문제만이 아니라 줄줄이 걸려 있습니다. 대운하 문제도 걸려있죠. 공기업 민영화 문제도 걸려 있죠. 의료보험 문제도 걸려 있구요. 줄줄이 걸려 있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 본인의 뜻을 무시하고 자기들 뜻대로 그대로 고집하겠다, 강행하겠다, 이런 마인드를 버리겠다, 이걸 갖다가 국민들한테, 그러니까 국민들 뜻을 거슬러서 통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분명하게 해야지 이 사태가 해결 될 거라고 봅니다.


이규원

네. 민심 수습에서 대통령이 국정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장관하고 청와대 수석 경질 같은 인적쇄신이 이제 중심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주문하고 싶으세요? 이 국정쇄신안.


진중권

네. 한나라당은 사실 인재풀이 얼마 안 됩니다. 집권을 10년 동안 못했기 때문에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거든요? 그럼 그거라도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대통령은 그것도 제대로 활용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은 자기만 생각하면 되는 거에요. 나머지는 수족처럼 움직여주기만 하면 되니까 그 주변에다가 지연, 학연, 혈연 심지어는 교회사람들까지 자기 말 듣는 사람들을 심어놓은 겁니다. 그러니까 도덕성이니, 능력이니 안 따지고 그게 중요하지가 않거든요? 자기가 명령만 내려서 수족들은 움직여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서 인적쇄신을 해봤자 오늘 지금 입은 팬티 벗어놓고 어제 입은 팬티 갈아입는 격밖에 안되는 거거든요? 그런 것 보다는 철학과 이념을 재점검해야 됩니다. 이분들을 보면 지금 실용이 아니라 굉장히 이념적이에요. 그래서 시장주의 탈레반적인 이념이 있구요. 또 굉장히 반공주의적 이념도 굉장히 강해서 이번에 외교에서도 보면 실용외교가 아니라 완전히 외국 돌아다니면서 망신만 당하고 다 잃어버리고 오지 않았습니까? 이런 문제기 때문에 지금 통치전반을 다 점검을 해야 되고 통치의 이념과 철학을 재점검해야 되구요. 인원을 자기 측근만이 아니라 한나라당 전체로 넓히고 나아가서는 한나라당에 속하지 않은 그 다음에 자기들과 견해가 좀 다른 사람들까지 포괄하는 그런 식의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오늘 입은 팬티 어제 입은 팬티로 갈아입는 꼴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규원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진중권

네.


이규원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였습니다. 내일은 바른사회 시위공동대표인 박효정 서울대 교수 연결해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에 대한 보수진영의 평가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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