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0일 수요일

도청의 본질

진중권이 핵심을 찔렀다. 그래서 퍼왔다...
 
"한나라는 똥묻은 개, 민주는 겨묻은 개"
[한국일보   2005-08-08 09:16:13] 
"개 세 마리가 한꺼번에 짖어대면 정신이 없지요. 하지만 복잡할 거 하나 없습니다.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한나라당은 똥 묻은 개, 민주당은 겨 묻은 개, 열린우리당은 똥이나 겨가 묻었을지도 모르는 갭니다."
YS정권에 이어 DJ정권까지 불법도청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씨가 정치권의 책임 공방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8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중권의 SBS 전망대' 홈페이지에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라는 글을 올려 '권력기관에 의한 불법도청의 피해'와 '정계-재계-관계-언론계의 검은 커넥션'이 이번 사건의 초점이라면서 도청으로 드러난 사실, 즉 커넥션으로 인한 피해를 규명하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권력기과에 의한 불법도청은 권력 가진 분들이 서로 도청을 하고 당한 사건이니, 자기들끼리 가해를 주고받은 셈이어서 어느 쪽도 '피해자'라고 주장할 처지가 못 되는 데 반해 커넥션으로 인한 피해는 전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혹은 '똥이나 겨가 묻었을지 모르는 개'의 이전투구보다는 국민들이 입은 피해를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거대한 불법행위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드러날 수 없다는 것이 이 사회의 비극이자,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재계-정계-관계가 한 통속이 되어 저지르는 비리를 합법적으로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진씨의 글 전문.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국정원의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는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이번 발표가 어느 당에 유리할지를 따지고 있네요. 심지어 각 대선주자들의 손익 셈법의 대차대조표까지 작성하고 있군요.
밝혀져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권력기관에 의한 불법도청의 피해죠. 하지만 권력 가진 분들이 서로 도청을 하고 당한 사건이니, 자기들끼리 가해를 주고받은 셈, 어느 쪽도 ‘피해자’라고 주장할 처지가 못 되지요. 게다가 정작 무고한 시민들이 도청을 당할 때 이 분들이 어디 관심이나 가져줬던가요?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도청으로 드러난 사실, 즉 정계-재계-관계-언론계의 검은 커넥션입니다. 도청이야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피해지만, 커넥션으로 인한 피해는 전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죠.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여야 정당들은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습니다. 개 세 마리가 한꺼번에 짖어대면 정신이 없지요. 하지만 복잡할 거 하나 없습니다.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한나라당은 똥 묻은 개, 민주당은 겨 묻은 개, 열린우리당은 똥이나 겨가 묻었을지도 모르는 갭니다.
시민들, 이거 다 알고 있으니, 정작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또 시민들의 이해와 직결된 부분, 즉 재계-정계-관계 사이의 검은 커넥션의 실체나 밝혀주시죠.
인터넷에 보니 “차라리 정치인들에 대한 도청을 합법화하자”는 푸념이 올라와 있더군요. 검찰마저도 떡값 받아먹고 있으니, 재계-정계-관계가 한 통속이 되어 저지르는 범죄를, 불법도청 아니었으면 어떻게 드러낼 수 있었겠느냐는 항변입니다.
거대한 불법행위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드러날 수 없다는 것. 그게 이 사회의 비극이자, 이 사건의 본질입니다. 재계-정계-관계가 한 통속이 되어 저지르는 비리가 합법적으로 적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그게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겠지요.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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