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놀면 다른 사람과도 잘 논다 | ||
[사람&경영]의도된 단절이 필요하다 | ||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08/17 12:17 | | ||
기업 임원들에게 나중에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을 하면 많은 사람들은 이런 답변을 한다.
"조용한 시골에 전원 주택 하나 짓고 채소나 가꾸면서 살고 싶어요." 부인도 동의하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아니란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남편이 좋은 것과 부인이 좋아하는 것이 이토록 다르니…. 주변에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이런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뭐 하나 되는 일이 없습니다. 살기도 팍팍하고 애들 교육 문제도 지겹습니다. 사람들도 싫고요. 모든 것 잊고 이민 가서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때 마다 나는 묘한 생각이 든다. "이민 간다고 삶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과연 애들 교육문제가 다 해결되고 지겹다는 사람을 안 보고 살 도리가 있을까…." 젊어서는 외국에서 살아보고, 전원이나 시골에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건강하고 애들도 어리기 때문에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상황은 달라진다. 도인이 아닌 바에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공기가 맑은 것도 좋고, 경치 좋은 것도 좋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끌벅적한 사람들 속에서 사는 것이다. 그래야 자식들도 찾아오기 쉽고, 몸이 아파도 쉽게 병원을 찾을 수 있다. 또 나이 들수록 제 나라에서 사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나는 짧은 유학 생활을 통해 나이 들어 남의 나라에서 남의 나라 말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조금은 이해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무엇보다 집사람이 한국을 좋아하고 도심을 떠나 사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묘한 존재이다. 사람 때문에 행복하고, 사람 때문에 힘들어 한다. 사람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사람 때문에 지친다. 사람 속에 파묻혀서는 혼자 만의 시간을 꿈꾸고, 혼자 있을 때는 사람 속에 섞이기를 바란다. 한국에서는 이민을 꿈꾸고, 이민 간 사람은 한국 하늘을 그리워한다. 만나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번잡하다고 괴로워하고, 아무도 찾지 않으면 심심하다고 투정을 부린다. 혼자 잘 노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도 잘 논다.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고물고물 혼자 노는데 익숙해야 한다. 계속 혼자 지내거나, 24시간 사람들과 붙어 지내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다. 누군가 필요할 때 아무도 없는 것도 힘들고, 혼자 있고 싶은데 옆에 누가 있고 원치 않는 대화를 해야만 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 혼자 여행을 하거나, 사람들로부터의 의도된 단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방법이다. 핸드폰을 꺼놓고 낯선 곳에서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혼자 시장을 걸어 다니거나 책방을 서성이는 것도 리프레쉬가 된다. "우리가 산 속으로 들어가 수도하는 것은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그들과 관계를 끊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그 길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때때로 먼 곳으로 떠나 긴장을 풀고 충분히 쉬라 다시 일로 돌아왔을 때 판단력이 더 명확해 질 것이니 일에 끊임없이 매달려 있으면 판단의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먼 곳으로 떠나라 일이 더 작아 보이고 더 많은 부분이 한 눈에 들어오고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거나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이 더 쉽사리 눈에 띄기 때문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
2005년 8월 19일 금요일
혼자 잘 놀면 다른 사람과도 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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