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5일 금요일

좋아진 미국 편집인들의 한국관

좋아진 미국 편집인들의 한국관
입력시간 : LA한국일보 2005-08-03
한미 언론인들의 인식 비교
한국 편집인들 미국관은 나빠져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미국 일간지 편집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남한)이라는 나라에 대한 가장 뚜렷한 다섯 개의 인식은 ‘경제성장’‘민주주의’‘분단국가’‘미국의 우방’‘북한의 위협’순서였다.
그리고 다음 다섯 개는 ‘주한미국’‘현대화’ ‘통일노력과 염원’‘한국상품’‘부패한 정부’였다. 응답자는 모두 103명으로 미국 1백대 일간지 편집국장, 부국장과 외신부장, 차장들이었다.
한국의 대외적 이미지와 관련하여 모든 구체적인 인식들(308개의 표현)을 다시 분류해 보면, 57%는 긍정적인 것이었고 19%는 부정적인 것이었다. 나머지 24%는 중립적인 것이었다.
또 미국 편집인들의 한국 사람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이 보고된 다섯 개는 ‘명석하다·교육을 잘 받았다’‘근면하다’‘사업을 잘한다’‘친절하다’‘자유롭고 개방적이다’의 순위였다. 다음으로 자주 나타난 다섯 개의 인식은 ‘정력적이다’‘부자’‘북한위협걱정’‘반미감정’‘통일염원’이었다.
한편 한국인에 대한 모든 구체적인 인식(251개의 표현)을 한국인들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관련하여 분류해 보면 74%가 긍정적인 것이었고 약 18%가 부정적인 것이었다. 나머지 8%는 중립적.
이번 조사 결과를 필자가 16년 전인 1989년에 조사한 비슷한 연구(100대 신문 편집국장. 부국장과 외신 부장. 차장 대상)와 비교해 보면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아진 결과였다.
1989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인식 가운데, 긍정적인 것이 43%였으나, 2005년에는 57%로 14% 포인트나 크게 증가했다. 또 부정적인 인식은 1989년의 52%에서 2005년에는 19%로 33% 포인트나 줄어들었다. 한국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 인식이 16년 전의 48%에서 2005년에는 74%로 크게 증가한 반면 부정적인 인식은 16년 전 46%에서 2005년에는 18%로 크게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5-16년 사이에 한국신문 편집인들의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나빠진 반면, 미국신문 편집인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크게 좋아진 것을 보여준다.
미국 일간지 편집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은 그 동안 군사정부가 물러나고, 민간정부가 등장한 것, 90년대 경제위기가 그런 대로 넘어가고, 경쟁성장이 계속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 사라져간 민주화 데모와 정치 혼란, 한국 전쟁에 대해 희미해진 신세대 언론인들의 기억, 한국과 한국인들의 자유스러운 행동과 태도, 한국의 보다 활발해진 개방 등에 연유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편집인들의 미국과 미국인들에 대한 인식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진 이유는 미국의 일방적 외교정책과 이라크 공격, 미군 탱크에 의한 2003년의 여중생 사망, 총기가 관련된 미국사회의 문제들,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 급속히 일어난 남한의 유화적인 대 북한 사회분위기와 이에 어긋나는 미국의 대북 강경책 등이라고 보여 진다.
한편 이번과 과거의 두 조사를 보면 편집인들의 인식은 주로 그 나라의 현실에 그 기본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어떤 나라와 국민들의 대외적 이미지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자기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현실이 향상되도록 노력하고, 국민 개개인의 행동과 태도가 예절 바르고 시민정신에 투철해야 할 것이다.


이성형
애팔라치안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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