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19일 일요일

[펌] 김삼순 어록%%%%※★


%삼순공감 삼순이 넘 웃겨... 유일하게 보는 프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대사
'어록'으로 인터넷 통해 확대 재생산
"아무 힘도 없는 내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등
에두르지 않는 직설화법, 시청자 가슴 적셔 ★※~~~~~~

 
최근 4년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진 서른 살 J. 이게 처음은 아니지만 어느 때보다 힘들다. 곁에서 그녀의 눈물 젖은 넋두리를 들어주던 든든한 친구들은 이제 아이 엄마가 됐다. 그건 친구들이 이제는 20대식 연애 레퍼토리를 들어줄 시간도, 인내심도 없다는 얘기다. J에게 뜻밖의 동갑내기 ‘연애 상담사’가 찾아왔다. 그녀의 상담사는 수·목요일 밤마다 만나는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 삼순이.

열광하는 건 J만이 아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시청자들이 공감가는 대사를 올리는 ‘삼순삼식 어록’ 코너에는 벌써 1300여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톡톡 튀는 코믹 대사도 있지만 실연의 아픔을 투박한 ‘김삼순식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버무려낸 대사가 대부분. ‘김삼순 어록’은 드라마의 고공 인기(15일 방송분 35.4%)를 업고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대부분 독백 형식으로 차분하게 흘러나오는 삼순의 대사들은 ‘X자식’, ‘말탱구리’ 같은 비속어와 욕설로 한없이 가벼워질 수도 있는 드라마의 무게 중심을 균형있게 잡아 나가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삼순의 대사는 에두르지 않고 너무나 직설적으로 튀어나와 때로는 촌스러운 신파정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사랑조차 빨리 오고 빨리 가는 인스턴트 시대,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은 삼순의 말이 시청자들에게 페이소스(pathos·연민의 정)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한 사랑을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귀에 팍팍 박힐 만한 주옥 같은 대사를 만든 이는 형부와 처제의 사랑을 독특한 시선으로 그렸던 드라마 ‘눈사람’을 썼던 김도우 작가다. 그때의 명대사를 기억한다면 ‘삼순삼식’의 화법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터넷을 휘젓고 있는 네티즌들이 꼽은 ‘김삼순 어록’의 일부. 물론 이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 “지금 내가 울고 있는 건 그를 잃어서가 아니다. 사랑, 그 뜨겁던 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믿어지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1회, 남자 친구에게 실연 당한 뒤 남자 화장실 변기에 앉아 마스카라 눈물을 뚝뚝 흘리며)

# “니들 남자들은 안 늙니? 뱃살 축 늘어져 가지고 영계 찾으면 안 비참하니? 곱게 늙어야지 아저씨들아.”(1회, “여자들이 서른에 연인을 만나기란 길 가다가 원자폭탄 맞는 것보다 어렵다”는 결혼정보 업체 직원에게)

# “그것도 고졸에 쭈구렁탱이 연상? 어디서 저런 호빵같이 생긴 걸 여자라고. 호빵도 유통기한 한참 지나서 짓물러 터졌겠네. 목소린 또 몸살 걸린 고양이마냥 엥엥엥엥”(3회, 나 사장이 아들이 데려온 삼순을 보고)**********[김미리기자 miri@chosun.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