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17일 금요일

[펌] [윤석찬의 테크 공작실] 웹사이트 제작 3인4각, 올곧게 가기

http://www.zdnet.co.kr/news/column/scyoon/0,39025737,39137250,00.htm

 

[윤석찬의 테크 공작실] 웹사이트 제작 3인4각, 올곧게 가기
윤석찬 (다음 R&D 센터)
2005/06/14
 
얼마 전 웹 표준을 준수하는 사이트 제작을 촉구하는 “이 땅의 웹 디자이너에게 고함”이라는 컬럼으로 많은 질타와 성원을 함께 받은 바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웹사이트가 깨져 보인다든지 작동을 하지 않는 문제나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접근할 때 어려운 점은 웹 표준을 지키지 않은 문제이기는 하나 비단 웹 디자이너에게만 문제를 지적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아무리 표준을 따르겠다고 해도 웹 디자이너는, 서비스를 빨리 만들어 제공하길 원하는 기획자와 경영진 앞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웹 에이전시라면 용역을 수주하기 위한 수퍼 ‘갑’ 이라고 불리는 고객들이 있다. 이들이 이 효용성을 이해하고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감내하도록 하기는 너무나 험난한 길이다.

웹을 생산하는 시스템 안에는 웹 기획자와 웹 개발자라는 직군이 함께 존재한다. 웹 생산 공정에서 웹 디자인까지 이들은 삼각 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서로 간의 업무 역할이나 관심 영역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따라서 웹사이트를 만드는 이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는 다면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며 따라서 웹사이트는 제대로 된 품질을 지킬 수 없다. 이들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기획자 : 서비스에 대해 하나 하나 세세하게 만들어 내는 문서 작업이 쉬운 건 아니에요. 기획 단계에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참여시키지만 별로 관심이 없어요. 개발자들은 안된다고만 하죠. 그들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보다는 얼마나 예쁘게 만들까, 혹은 얼마나 좋은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만 고민합니다. 사실 저는 이 기획서를 던져주고 나면 다른 기획을 또 들어가야 합니다.

디자이너 : 웹 기획자에게서 오는 문서를 보면 정말 그림을 그리라고 하는 것뿐이에요. 사용자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없어요. 디자인을 하고 HTML을 뽑아내고… 게다가 개발자들은 이것 저것 핑계를 대며 자기 맘대로 디자인을 바꿉니다. 한 픽셀도 깨지면 저는 이상하게 보여요. 기획안이 바뀌면 전체 HTML을 다시 갈아엎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기획안을 줬으면 좋겠어요.

개발자 : 기획자가 기획이 끝나고 디자인을 마친 후 넘어오는 걸 보면 숨이 탁 막힙니다. 기획자는 두리뭉실한 자기 생각만 이야기하구요. 상세 설계와 이에 따른 액션과 플로우는 없고 단지 기획서와 이미지 파일 HTML 뿐이거든요. 디자인도 테이블 안에 또 테이블 넣고 암호 해독 수준입니다. 개발 보다는 단순 작업이 더 많아요. 게다가 기획이나 디자인이 수정되면 프로젝트 막판에 밤새기는 필수입니다. 그거 고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기획자나 디자이너는 모른다구요.


공동 작업을 하도록 하라!
이렇듯 각자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데는 같이 일하지 않는 것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은 기획->디자인->개발이라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은 물건과 같다. 이게 공장이라면 컨베이어 벨트만 통과하면 완성품이 하나 나오지만, 문제는 이 컨베이어 벨트에 탄 물건은 사용자 테스트나 요구 사항 변경에 따라 이 컨베이어 벨트를 몇 번씩 옮겨진다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누가 컨베이어 벨트에 새로 올려 놓았느냐에 따라 서로간에 피해 의식이 생기게 된다. 서로를 탓할 순 없고 맘속으로만 삭일 수 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서로 영역을 나누어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다. 마치 시계의 부품을 각자 작업해서 조립만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웹 표준을 통한 공정이 매우 생산적이다.

웹 표준에서 말하는 웹은 내용을 담는 구조(HTML, XHTML), 표현(CSS), 양식(자바스크립트, 서버 측 개발)을 분리시켜 개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구조는 단순한 HTML로 이 페이지에서 넣고 싶은 내용만을 간추릴 수 있다. 간단한 템플릿을 사용하면 기획자들이 쓰는 스토리 보드처럼 레이아웃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템플릿에 스타일 시트(CSS)와 디자인 요소만 적용하여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CSS Zen Garden(
csszengarden.com)을 보면 하나의 내용 구조에 얼마나 다양하고 훌륭한 디자인을 가미할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또한 개발자는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에 신경쓰지 않고 단순히 기획자가 만든 내용 구조만 가지고 개발할 수 있다.

HTML에 표현과 내용을 분리하지 않고 다 집어 넣는 풍토가 바뀌면 기획자와 디자이너, 개발자가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기획자가 기획안을 넘기고 다른 기획에 투입되며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넘기고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개발자가 코딩만 하고 다른 개발을 하게 되는 일이 없어지면 상호간 하나의 팀으로서 같은 일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웹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라!
앞서 말한 대로 기획자와 개발자,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서로 다른 사고 방식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기획자들은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디자이너들은 시각적인 요소를 더 중시한다. 개발자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에 관심이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모두 엮는 것은 웹(Web)이라는 테두리이다. 웹 기획자가 아니라면 그들이 HTML을 이해할 필요도 없고, DB와 서버를 알 필요도 없다. 웹 디자이너가 아니면 포토샵으로 잡지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따라서 서로 웹에 대한 의미와 인식을 같이하는 공감대를 가질 필요가 있다. 플래시 디자이너가 액션 스크립트를 아는 것은 당연하게 느끼면서, 웹디자이너가 자바스크립트를 하는 것은 이상하게 느끼는가? 웹에 대한 기술도 함께 공부하고 세미나를 해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웹 표준에 기반한 CSS 레이아웃이라든지 구글맵 등에서 사용한 Ajax 기술, RSS를 통한 콘텐츠 제공, 아마존과 같이 웹서비스(Web Services)을 이용한 비즈니스 방법 등은 훌륭한 세미나 주제가 될 수 있다.

웹이라는 것이 인터넷 기술에 기반한다고 보았을 때 적어도 웹 기획자와 웹 디자이너도 반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 기술을 이해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판에 박힌 사이트만 만들어지고 서로 일을 하는데 있어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프로토 타이핑을 같이 하라!
웹사이트를 만드는 사람들이 공통 관심사를 만들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미리 함께 만들어 보는 것이다. 프로토타입이란 기획이 구체적이지 않을 때 웹사이트의 핵심 기능을 미리 만들어 구현해 보고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찾아보고 가는 방법이다.

바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게 아니라 보고 믿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토타입이 사용자 테스트를 거쳐 피드백을 통해 훌륭한 기획이 나올 수 있다.

프로토타입은 짧은 시간이 가장 가벼운 언어로 개발하고, 고객의 사용성을 체크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몇 개의 페이지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웹 개발이 어렵다면 자바 스크립트만으로도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너무 많은 기능을 구현하지 말고 가장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한 사항만을 미리 만들어 본다. 이 때, 가장 최신의 기술을 사용해도 좋다. 프로토 타입은 시간을 3주를 넘으면 안된다. 그러면 집중력을 잃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영역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럴수록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 다른 사고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다름의 미학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팀이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가고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업무 만족 뿐만 아니라 서로의 비전에 한층 더 가깝게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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