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문학작품, 음악, 미술작품 제목의 오역도 심각하다. 이 교수에 따르면 흔히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로 알고 있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제목은 ‘타락(몰락)의 전설’이 맞다.
여기서 ‘the Fall’은 기독교에서 아담과 이브의 타락을 뜻하기 때문이다. 과거 ‘푸른 옷소매’(Green-sleeves)라고 했던 영국 민요는 부정을 저지른 여성의 이름이기 때문에 그냥 ‘그린슬리브즈’가 맞다.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The Sound And the Fury’는 ‘음향과 분노’가 아니라 ‘헛소리와 분노’가 맞다. 여기서 ‘Sound’는 ‘떠들어대는 소리’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이 책의 대부분을 번역가 이윤기씨의 오역은 물론, 원서 문장을 빼버리거나 없던 문장을 지어 넣는 번역 방식을 집중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그의 그리스ㆍ로마 신화와 ‘장미의 이름’ 개역판 번역이 200여 쪽에 걸쳐 낱낱이 해부되어 있다.
영자신문 기자를 지냈고 지금은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강사인 최용식씨가 쓴 ‘한국 영어를 고발한다’(넥서스 발행)는 넘쳐 나는 기업의 영문 마케팅 로고들이 얼마나 엉터리 발림인지 잡아냈다.
책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Bravo your life’는 ‘Bravo to~’로 써야 하는 문법에 어긋난 데다, ‘Bravo’를 따로 떼어 감탄사로 보자고 하더라도 그 뒤에 사람이 와야지 ‘your life’가 와서는 안 된다.
또 농협이 방송 광고에서 사용하는 ‘Human Bank Human Life’라는 로고에서 ‘휴먼 뱅크’는 인간의 장기나 조직 등을 냉동 보관해주거나 판매하는 업체를 뜻한다. 저자는 SBS,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F, 현대증권, 국민은행, 서울우유 등이 국내 주요 기업들 대다수가 이런 식으로 엉터리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queen은 여왕이 아닌 왕비”
“영화‘가을의 전설’에서 the Fall은 타락”
“Human Bank는 장기 보관 판매소 뜻”
“Bravo your life는 문법 틀린 엉터리 슬로건”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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