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4일 토요일

[펌] 글로벌 브랜딩 노하우 -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

글로벌 브랜딩 노하우 -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

 

Gut feeling이란 말이 있다. 브랜딩을 표현할 때 미국 현지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Gut”이 무엇인가. 사전에서 찾으면 ‘창자, 내장, 장’ 등의 직접적인 단어의 뜻이 쭉 나열되어 있고, 제일 아래 구어의 뜻으로 “직감”이라는 뜻이 간략히 나와 있다.

 

Gut Feeling의 뜻은 결국 직감, 본능적인 느낌... 그러니 브랜딩이 “본능적인 느낌이라는 셈”이 된다. 만져지지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도 쉽지 않은 것.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원하는 것, 브랜딩. 마케팅 전문가들에 의해  “스프레드 시트 (Spreadsheet) 이후 최고의 발명 컨셉트(?)”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브랜딩. 특히 경쟁이 더욱 치열한 해외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이 “브랜딩 컨셉트”를 우리는 과연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우선 브랜딩이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제품”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브랜드는 기업이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네 마케터들은 자주 잊는다. 어느 마케터는 이렇게 지적했다. “몇 사람 이상이 어떤 제품에 대한 공통적인 Gut Feeling을 느꼈을 때 비로소 그 기업이 브랜딩을 가졌다 할 수 있다. 마케터들은 그 속한 기업들의 제품을, 세일즈를, 혹은 제품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하는 것일 뿐이지 결코 개개인의 제품에 대한 '직감, 본능적인 느낌'까지 관리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단지 그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Influence)을 끼칠 뿐이다.”라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그 현지인들의 “Gut Feeling”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마인드를 잡아 구매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인지 해외 시장 진출 전에 반드시 짚어 볼 일이다.  

 

얼마 전 어느 국내 기업이 거액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해외 어느 곳에 광고를 시작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놀라운 것은 그 기업이 타겟 시장에 광고를 시작한 이유가 단순히 “한국식 발상”이라는 데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 시장에서도 이러한 (현지 전략 없는) 광고가 현지인의 마음을 잡는 유일한 식이라는 게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그 기업 마케팅팀의 유일한 접근 방법이었다는 데에 있다.  

 

현지인을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 기업의 메세지를 보다 “신용 있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노하우. 결국 브랜딩은 현지화 마켓 구조와 현지인의 성향과 문화를 진실로 이해하려는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현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전략은 기업에게 많은 시간 낭비, 비용의 낭비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마케팅이 무엇인가. “물건을 파는 '과정(the process)' 이지 물건을 ‘파는(selling)’ 행위, 그 자체는 아니다. 스마트 마케터는 자원(resource)을 보다 적절한 곳에 적절한 시기에 활용을 함으로써 치밀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해외 시장, 특히 미주 시장에서 마케팅 책임자가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전문가의 역할을 겸하거나 그에 대한 전문인과 함께 전략을 수립 하는 현 추세도 바로 이러한 이유다.     

 

필자가 미국에서 글로벌 마케팅/AR/MPR 디렉터로 해외 기업 마케팅을 지휘하던 당시의 한 예를 들어 보자. AR 로드 쇼 때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 중 하나로, “What makes your product so unique or special?”, 혹은 “Why do you think I should buy your product over others?”라는 식의 직선적인 질문이 있다. “당신 제품의 유니크한 점은 무엇입니까?  혹은 “(경쟁 기업과 비교하여) 당신의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기업 및 제품의 “전문성” 혹은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를 물어 오는 것으로서, (마케팅 원리를 떠나서) 전문성에 대한 개념이 유난히 투철한 현지인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질문인 것이다.  

※ AR 로드 쇼: 세계 최고의 테크놀로지 전문가들과의 브리핑을 통해 제품에 대한 타겟 마켓, 가격, 경쟁 기업 등의 마케팅 전략을 함께 논하는 자리로서, 해외 시장을 타겟하는 테크놀로지 기업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전략 전술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현지 전문 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나, 기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한국 기업들은 핵심적인 답변을 주지 못했다. 그들의 현지 마켓의 구조나 문화 이해에 대한 결여는 타겟 마켓, 가격, 경쟁 기업 등의 마케팅 전략에 한계를 주었고 그 AR 브리핑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자신들의 전략이 현실과 거리감이 있음을 깨닫는 경우도 있었다. 그 동안 참가해 왔던 해외 전시회가 기업의 전략적 접근 방법에 적합한 성격의 전시회가 아니었음을 알았거나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 외에 현지 소비자들에게 (경쟁 기업과 비교할 때) 특별히 offer할 것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고의 제품이라 할 지라도 전문성이 없는 기업의 이미지는 공통적인 Gut Feeling을 추구하기 어려워 브랜딩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적 브랜딩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테크놀로지 마케팅 테크닉으로 등장한 노하우 - AR, 그리고 MPR. 현지인에게 신용으로 접근하는 마케팅, 현지인의 Gut Feeling을 형성할 수 있는 실용성 위주의 노하우에 대한 보다 많은 기업들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임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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