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4일 토요일

[펌] 네오콘의 음모

‘북폭설’은 네오콘의 음모
   
ⓒGAMMA미국이 괌에 있는 앤더슨 기지(위)에서 B52로 북한을 공격하리라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이 분야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미국이 섣불리 북한 공격에 나서지 못하리라는 점이다.

우선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 미사일 능력이 그 한 이유다.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그 즉시 북한도 주한 미군기지와 주일 미군기지, 그리고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것이다.문제는 그 수준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미국이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영변 핵시설 등을 벙커버스터로 공격한다고 할 때 그 가공할 핵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가 바로 두 번째 문제다.영국의 핵전문가 존 라지 박사는 핵탄두 하나만으로도 사망자가 43만명, 미국 국립조사위원회(NRC)의 한 보고서는 100만명 이상으로 보기도 했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미국 강경파는 중국과 러시아에 바람의 방향이 동남풍일 때를 택할 테니 양해해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남한이나 일본 쪽으로 바람이 불 때 공격하겠다는 뜻인데, 그들의 정신 상태를 감정해 보아야 할 것 같다.한국이나 일본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얘기다.

 

이라크의 늪에 빠져 북한과 전쟁 불가능

 

북폭설에 불을 지핀 지난 5월6일자 미국 NBC 방송 내용은 이 밖에도 군사학의 ABC를 무시한 매우 유치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기도 하다.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이후 괌의 앤더슨 기지에 B52 폭격기 6대와 F15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대북 선제공격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는 것이 당시 보도의 골자다.

NBC도 지적했듯이 북한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합동정밀직격폭탄(JDAM) 100여발을 탑재한 B52가 괌에서 한반도까지 날아오려면 5시간이 소요된다.거리가 약 3천km이므로 F15E로 날아와도 최소 2시간 이상 3시간은 걸린다고 한다.

최소 2시간에서 5시간까지 평양을 향해 이들 비행기가 날아오고 있는 동안 북한은 놀고만 있겠느냐는 것이다.‘핵 선제 공격 능력은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평소의 주장을 무시할 일만은 아니다.북한은 비행기가 아니라 미사일로 공격할 테니 시간도 많이 안 걸린다.

“미국이 최소한 일본 본토나 오산·군산 기지에 핵 폭격기를 배치했다면 모를까 괌은 아니다”라는 것이 군사전문가의 지적이다.아무리 양보해도 주력군이 모두 중동의 늪에 빠져 있는 지금 북한과 무모한 전쟁을 벌인다고 상상할 수가 없다.

따라서 선제 공격 자체보다는 누가 왜 이런 얘기를 유포하는가에 오히려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최근 미국 내 한반도 위기설의 진원지는 체니를 수장으로 하고 있는 네오콘과 국방성이다.

이들이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일이 바로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미·일 동맹 강화, 그리고 최근 들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이후 이들이 국제 사회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이같은 목표를 한꺼번에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북핵 문제만큼 유용한 명분은 없었다.

따라서 북핵 위기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북한 군부가 안보 위기를 계속 느끼도록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김정일 위원장이 쉽게 핵 포기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발목을 붙잡는 것이다.2월10일 북한 외무성의 핵보유 선언이나 3월31일 군축회담 주장 등 북한측의 경직된 자세의 배경에는 바로 이들의 움직임이 작용해온 것이다.

결국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보고만 핵을 포기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미국 네오콘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가 감시하고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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