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17일 화요일

[펌] 부동산의 라이브정보와 카더라정보

현대를 정보화 사회라고 일컫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정보는 분명 사실(fact)과는 구별된다.

사실(fact)은 '거짓이 있을 수 없는 현 상태' 즉 가공이 불가능한 것이지만 정보는 사실들의 집합에다 주관적 판단까지 가미된 것으로 편집, 가공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부동산과 관련된 사실과 정보는 일상생활에 널렸다. 사실, 즉 fact를 대표적으로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이 언론이다. 신문,방송 할 것 없이 거의 매일같이 부동산과 관련된 것들이 쏟아진다.

정부의 정책 보도가 대표적이고, 아파트,도로 건설 등. 거기다 '찌라시'라고 불리는 부동산 광고전단까지 합하면 사실(fact)들만 모으기도 솔직히 버겁다. 하물며 정보라는 것은 비용까지 요구한다. 유통경로는 점 조직에 가깝다.

폐쇄적이면 폐쇄적일수록 정보의 값은 더 뛴다. 심지어 시장을 교란시키기까지 한다. 얼마전 증권가에 떠도는 사설정보지에 철퇴를 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부동산 역시 그런면에서는 오십보 백보다.

2001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자기 집을 갖는 기간이 10년 9개월이라고 했다. 전세기간 2년씩만 잡아도 5번은 족히 이사를 다녀야 비로소 자기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다.또한 개인 자산 중 7 : 3의 비율로 부동산에 몰려 있다는 보도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으며 부동산을 통한 부의 축적과정은 이제 일반화됐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사실들의 홍수와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 속에서 자기의 소중한 자산을 내맡기고 있다. 집을 소유한다 치면 최소 5번은 최소 몇천만원씩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되는 것이다.

립싱크 정보는 단순 나열의 반복에 세뇌당하는 것
라이브 정보는 앞서 말한 사실(fact)들의 조합에 그 기초를 두며 자기의 주관적 관점은 철저히 배제한다. 그에 반해 립싱크 정보는 사실(fact)들의 단순 나열에 형이상학적 주관이 지배하는 정보들이며, "카더라" 식의 정보가 대표적이다. 즉 나 스스로 검증할 수 없는 정보다. 단순 나열의 반복에 세뇌 당하는 것이다.

라이브 정보와 립싱크 정보의 구별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자기방어의 성격이 강하다. 모든 무술의 기본정신속에 자기 방어의 성격이 있듯 립싱크 정보에 홀려 우를 범하는 일은 막자는 것이다.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늘 같은 목소리를 틀어대는 립싱크 가수의 노래 소리에 최소한 홀리지는 말자는 것이다.

둘째, 스스로 정보를 만드는 학습효과를 갖자는 것이다. 한 우물 기업이란 말이 있듯 돈 된다고 이것 저것 기웃거리지 말고 사실들을 모으고 스스로 분석하고 발품을 팔고 지켜보면 이제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그 방면의 고수가 된다는 것이다.

상장 및 등록사가 1000개가 넘는다고 그 전부를 관심사항에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프로그램 매매가 있겠는가. 열 손가락 남짓 주머니 속에 넣어서 1년이고 2년이고 그에 관련된 사실들을 모으고,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면 그 주식에 도를 통한다 논리다. 그것이 가치주를 찾는 방법이고, 꼭지와 바닥을 찾는 방법중에 하나다.

필자가 주로 찾는 라이브 정보는 대게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첫번째는 입지를 분석한다. 지자체 마다 지금은 스스로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갖은 사업들을 펼치고 이벤트를 만든다.

부자 자치단체와 가난한 자치단체가 엄연히 존재하고 그에 따라 주민의 생활환경은 천차만별이다. 좋은 곳은 계속 좋아지는 선순환의 구조인 것이다.

입지는
① 먼저, 도시계획을 본다. 요즘 웬만한 최신지도엔 도시계획상의 정보를 다 나타내고 있다. 재건축 뿐만아니라 재개발 정보도 다 나온다. 좀 더 크고 심도있게 보고 싶으면 지역연구 시리즈물을 보면 된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개발 연구원에서 나온 지역연구물들이다. 물론 공짜고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다.

지자체 속기록은 정보의 구석구석을 채워준다
② 관심지역을 추렸으면 해당 지자체 의회를 둘러봐야 한다. 의회 속기록을 뒤져 보기 위해서다. 인터넷의 힘은 이런 곳에서 발휘된다. 기침소리(?) 하나까지 기록되어 있는 속기록은 소위 말하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나온다. 정보의 구석구석을 채워 준다.

③ 그리고 나서, 해당 지역을 차로, 버스로, 그리고 발로 답사한다. 이 정도 되면 해당 지역은 자기 머리속에 비디오 그리듯 그려진다. 생생한 라이브 쇼가 펼쳐지는 것이다. 나아가 이쯤 되면 언론에 나온 사실(fact)들, 주위에서 말하는 "카더라" 정보들은 내 스스로 만든 생생한 라이브 쇼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 만큼 내공이 쌓였다는 것이다.

④ 마지막으로 판단한다.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칼 날 앞에서 이리 피할까 저리 피할까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즉 칼을 내가 들고 있는 위치인 것이다. 이런 과정은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다. 또 반복적일 수도 다반사다.

라이브인지 립싱크인지를 구별하는데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스스로 라이브정보를 쌓고, 가공하고, 예쁘게 다듬는 것이 자연스럽게 립싱크 정보를 채에 걸러내는 훨씬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물론 판단이 섰다 하더라도 매물의 유무, 시세 판단,인맥등은 또 별개의
카테고리이며 각론 중에서도 중요한 과목이다.
이현철 <zabra@unitel.co.kr>
2005년 05월 16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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