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30일 월요일

[펌] 블루투스 휴대폰 흥행 성공할까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2005년 05월 17일
양손에 커피를 든 한 여학생이 귀에 무선 이어셋(ear set)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강의실에서 춤을 추고 있다. 이때 책상에 놓아둔 휴대폰에서 벨이 울리자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이어셋으로 바로 통화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휴대폰 'SPH-V6900'의 TV CF 한 장면이다. 삼성전자는 문근영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주요 시청 시간에 이 광고를 내보내는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V6900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광고속 문근영이 무선 이어셋을 통해 휴대폰에 저장된 MP3 음악을 듣거나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블루투스라는 기능을 채용했기 때문.

국내에서 삼성전자 V6900에 이어 LG전자, 팬택&큐리텔도 5~6월에 잇따라 블루투스 휴대폰을 내놓으면서 블루투스 휴대폰 출시가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블루투스 휴대폰이 흥행에 성공할 지에 대한 전망은 매우 조심스럽다.

◆ 블루투스 성공 가능성 "반반"

블루투스는 무선으로 10미터내의 거리에서 최대 1Mbps로 통신할 수 있는 기술로 90년대 말에 등장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이 제법 출시됐으며 프린터 등 주변기기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블루투스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지난 2002년 10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SPH-X7700을 출시하는 등 간간히 블루투스 휴대폰이 출시됐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비싼 가격에 비해 어플리케이션의 부족으로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KT가 원폰 '듀'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문화가 확산되고 휴대폰이 컨버전스화되면서 블루투스 휴대폰의 성공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우선 휴대폰에 디지털카메라와 MP3 플레이어가 기본으로 내장되면서 최근 출시하는 휴대폰이 매우 무거워졌다. MP3 기능이 있지만 이동 중에 들고 다니면서 음악을 듣기가 불편해지면서 블루투스 이어셋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블루투스 이어셋을 이용하면 휴대폰을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원폰 사업도 블루투스 휴대폰의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원폰은 집에 액세스포인트(AP)를 설치한 후 휴대폰을 일반 전화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집안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할 때도 일반전화 요금이 부여되기 때문에 통신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AP와 휴대폰간의 통신은 블루투스를 이용한다.

예전에 비해 블루투스를 탑재한 주변기기들이 많아지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최근에는 블루투스 프린터나 블루투스 노트북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휴대폰에서 찍은 사진을 무선으로 프린터에서 출력하거나 노트북에 옮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유비쿼터스 환경이 구축되면서 블루투스 기기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여러 가지 상황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블루투스 휴대폰이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업계에서조차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아직도 블루투스 휴대폰이 고가인데다 불편한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휴대폰 업체 관계자는 "블루투스 휴대폰이 50만원대로 고가이지만 활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아직은 부족하고 이어셋이나 무선 리모콘 등을 별도로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라며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망했다.

◆블루투스 휴대폰 어떤 것들 있나

KT의 원폰용으로 지난해 삼성전자가 SPH-E3700을, 올해 2월에는 LG전자가 LG-KF1000을 각각 출시했다. 이중 SPH-E3700은 현재 단종됐다.

이어 지난 4월에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히트한 블루블랙폰 D500의 국내향인 SPH-V6900을 원폰용으로 내놓으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제품에 대해 삼성전자는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아직 물량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으며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KT 원폰사업팀 안현수 부장은 "지금까지 원폰 단말기 구입자는 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큐리텔 등 제조업체와 30~40만원대 중저가 원폰 단말기 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블루블랙폰을 SK텔레콤용으로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6월중으로 업&슬라이드 블루투스 뮤직폰 LP3900을 LG텔레콤용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휴대폰은 목걸이형 블루투스 무선 리모콘으로 음성 통화와 MP3 음악 청취가 가능하다.

팬택&큐리텔은 5월말에 SK텔레콤용으로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3D 게임 전용폰 PH-S6000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휴대폰은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휴대폰끼리 네트워크 게임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블루투스란

블루투스(Bluetooth)란 10미터 내의 단거리에서 최대 1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단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일컫는다. 유럽의 이동통신 단말기 업체들이 주축이 돼 규격을 개발했으며 1998년 6월 스웨덴의 에릭슨, 미국 IBM과 인텔, 핀란드 노키아, 일본 도시바 등 5개 업체가 주도적으로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를 결성했다.

블루투스 기능은 휴대폰, PDA, 노트북과 같은 장치에 블루투스 칩을 탑재함으로써 구현할 수 있으며 해외에서는 다양한 제품과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고 있다. 블루투스는 차폐물 투과성이 있어 휴대 정보통신 기기를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은 채로 다른 정보통신기기와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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