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8일 토요일

[펌] 온라인 음악 서비스, 다들 뭐 하고 있나?

길고 지루했던 음원관련 전쟁이 끝나며 이제 대한민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대부분의 유명 웹 사이트에서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돈을 내고. 수년 동안 결론없이 반복되었던 가격에 대한 문제도 MP3 다운로드는 한 곡당 5백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 달에 3천원으로 자연스럽게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음원 공급자의 담합에 의한 것이리라, 안 봐도 안다.

 

자, 이 시점에서 주요 웹 사이트의 온라인 음악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가볍게 한 바퀴 돌면서 이들이 뭘 하고 있는 지 살펴 보았다.

 

* 네이버

 

네이버는 C&C 유닛에서 담당하는 카페와 블로그의 "아이템골짜기" (이거 이름 좀 바꾸지)의 "뮤직샘"을 통해 음악 서비스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NHN은 검색엔진에 노래제목을 입력할 경우 음원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컨텐츠가 나타나거나 메일 마일리지를 이용할 경우 6월 30일까지 한달에 2천원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나름대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야후!코리아
 
야후!코리아는 2003년 이전부터 음악 서비스에 대해 고민만 디립다 하다 결국 남들이 다 하니 그들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비트박스를 통해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 서비스를 위한 별다른 프로모션은 하고 있지 않다. 돈 많다고 맨날 언론 지상에 나오고 그 때마다 매번 '이번엔 확실히 쏘겠다'고 그러긴 하는데 대체 언제 쏘려는 건지 알 수 없는 기업이다.
 
비트박스 이용권 안내를 보면 30일에 3천원, 60일에 6천원, 90일에 9천원... 수열이라도 가르쳐 주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빈칸이 많아서 일부러 저렇게 적어 둔 건 지 알 수 없다. 120일에 12,000원이라는 마지막 라인을 보며 정말 무슨 생각으로 가격을 저렇게 적어 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백반 1인분에 5천원, 2인분에 만원, 3인분에 만오천원... 이렇게 메뉴판 적어둔 식당에 간다면 친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야후!코리아가 좀 제대로 하려면 삼성동 글라스 타워에서 나와서 1999년 즈음에 있던 강남역 근방의 육중한 철문 건물로 이사를 가야할 것 같다. 삼성동이 물이 좋지 않은지 그쪽으로만 가면 사람들이 좀 이상해 지는 것 같다.

 
 
* 다음
 
다음은 글로벌 인터페이스에 '뮤직'이라는 링크가 있다. 하지만 음악 서비스 하는 건 지 안하는 건 지 알 수 없다. 하긴 테라 라이코스를 사 놓고 뭘 해야 할 지 헤매고 있다고 하니 음악 서비스 따위가 눈에 들어오겠는가. 애물단지 한메일과 불타는 감자인 카페 그리고 썩어도 준치라고 외치는 플래닛에 블로그까지... 지금 감당해야할 서비스만 해도 하나 둘이 아닌데 음악 서비스가 논의의 중심에 올 수가 없을 것이다. 다음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 인력 관리"에 문제가 더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젊은데 생각하는 건 10년 먹은 구렁이 같다. 이 바닥에서 10년이면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다음뮤직의 슬로건이 '음악 중심가 - 오이스트리트'다. 52 street인데... 왜 자꾸 먹는 오이가 생각나는 걸까? 문희준 아이콘을 찾아 자꾸 구석을 헤매게 만든다. 현재 별다른 마케팅은 하고 있지 않고 30여 곡의 공짜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제공하고 있으며 나머지 음악은 1분만 들을 수 있다.
 

 
 
* 파란닷컴
 
클릭팝을 통해 멋지게 음악 서비스로 승부해 보겠다는 보도자료를 몇 달 전에 접한 바 있다. 구라였다. 클릭팝은 구석에 찌그러져 있고 요즘은 프리스타일인가 뭔가 하는 것에 미쳐 있다. PSP로 재미보고 나더니 게임 쪽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을 전격 수정한 것 같다. 최근 보도자료 대부분이 프리스타일에 대한 것이다.
 
모(母)회사 덕분에 업계에서도 철밥그릇으로 소문난 곳이니 이 회사 근무자들의 기본 마인드는
 
"일단 기다리면 기회는 다시 온다"
 
가 되어야만 하는 게 아닐까. 인생은 길고 음악도 길다.
 

 
 
* 네이트닷컴
 
유무선통합포탈 (야, 이거 오랜만에 쓴다 ^^)인 네이트닷컴도 '네이트 뮤직'이라는 음악 서비스를 갖고 있다. 다만... 이 회사 또한 골 때리는 상황에 처하여 네이트 뮤직을 버릴 수도 키울 수도 없는 상황에서 방치 상태다. 음원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싸이월드요, 모 회사인 SK텔레콤은 음악 전문 서비스인 멜론(www.melon.com)을 내 놓아 버렸으니 지원을 해야 할 지 자력 갱생을 해야 할 지 꽤 혼란스러운 상태인 것 같다. 어쨌든 뮤직시티에서 제공하긴 하지만 음악 듣기도 있고, 인터넷 방송도 있고, 네이트온뮤직도 있고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이 회사도 파란닷컴 근무자와 같은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 안되면 싸이월드가 그게 안되면 멜론이 그것도 안되면 SK텔레콤이 어떻게 해 주겠지. 위성 DMB 사업권도 따 냈는데 뭐... 어떻게 안되겠나. 가늘고 길게 견디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겠다. 아참... KBS 5월 둘째 주 노보 자료를 보니 공중파 4사의 위성 DMB 송출이 일단 거부되었다고 하더라. 모바일 업계에 이어 DMB 쪽도 정말 말이 많은 동네다.
 

 
 
* 엠파스
 
대충 유명 사이트들 다 건드리고 있으니 엠파스도 얘기해야 할 것 같아 찾아가 봤다...가 괜히 TNB (Top Navigation Bar)가 눈에 들어 온다. BI 바꿨다고 하더니 이제 아예 이 방향으로 재미 붙인 것 같다. 이 회사는 증세가 조금 심해지고 있는 듯 하다. 최근에 '엠파스 챌린지'라는 다소 엽기적인 타 포탈 비교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는데, 네이버가 짜증섞인 응대(비교가 들어오면 전체 페이지를 네이버로 바꿔 버렸다)를 한 것 외에 다른 포탈들은 생까는 분위기다. 이래저래 엠파스는 음악 서비스에 신경 쓸 여유는 없는 듯 하다.
 
그냥... TNB나 열심히 바꿔 보셈.
 
 
 
 
* 드림위즈
 
향수가 느껴진다. 5년 전 음악 사이트 막 생겼을 때랑 비슷한 상태다. 몇 달 전에 뮤직 플레이어 표절 시비로 잠깐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걸로 끝이었다.
 

 
 
 
 
나머지 소위 '과거에 좀 나갔던 사이트'에 대한 리뷰는 생략한다. 코리아닷컴, 하나포스닷컴... 뭐 이런 웹 사이트 모두 합쳐도 네이버 블로그 트래픽도 안된다. 음악 전문 사이트 - 쥬크온, 멜론, 벅스뮤직, 맥스MP3 등등 - 에 대한 리뷰는 따로 해야 할 것 같다. 이들 전문 사이트에 대한 평가는 포탈 사이트와 같을 수 없다. 또한 이들은 포탈 사이트와 다르게 성장할 것이며,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하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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